(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국내 항공사들이 발행한 항공운임채권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항공운임채권 회수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회수실적 저하가 지속될 경우 ABS의 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설 연휴 이후 항공운임채권 회수실적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이 7개 항공운임채권 ABS의 신탁추심계좌 임출금 내역을 대상으로 최근 2주 내외의 실적추이를 환산해 작년 2월 실적과 비교한 결과, 회수실적 감소율은 평균적으로 약 30%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 특수목적법인(SPC)의 경우 최근 실적이 퍼포먼스 트리거(Performance Trigger)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이런 양상이 상당 기간 지속하면 실적 저하의 단계에 따라 제2종 수익 가지급중단, 추가 신탁 요청, 제1종 수익 조기지 급의 순서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통제장치가 작동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신평을 통해 평가받은 ABS는 최근 월말 잔액 기준 각각 1조3천344억원과 5천110억원이다.

영업활동 지속 가능성과 함께 과거 실적 및 미래의 예상실적 등에 기초한 초과담보 수준은 항공운임채권 ABS의 신용등급을 무보증사채 대비 2노치 높게 부여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ABS 신용등급도 'A'와 'BBB+' 수준으로 평가돼 있다.

일반적으로 초과담보 수준은 발행 시점에 자산평가기관의 추정현금흐름을 기준으로 발행액의 5배 이상으로 설정된다.

그러나 한신평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저하로 최근의 초과담보 수준은 발행시점의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항공사들의 주요 매출기반인 중국 노선의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전반적인 항공수요 감소로 중화권 외 노선의 매출도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신평은 "실적저하 수준에 따라 항공운임채권 ABS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SPC별로 차별화될 수 있다"며 "실적저하의 폭과 지속기간, 초과담보 수준의 변화, 트리거 발생여부 등을 개별 SPC 별로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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