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4bp 내린 1.470%를 기록했다. 최근 5개월 이상 동안 가장 낮다. 이번주 12bp 정도 내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5bp 하락한 1.348%에 거래됐다. 3주 이내 최저치며, 주간 하락폭은 7.6bp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4bp 떨어진 1.917%를 기록했다. 이번주 12.6bp나 떨어져 지난해 9월에 기록한 이전 사상 최저치인 1.95%를 뚫고 내려갔다. 장중에는 1.9%를 하회하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3.1bp에서 이날 12.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지 않은 가운데, 확진자가 인접 국가에서도 빠르게 늘어나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글로벌 주가가 하락했고 뉴욕증시도 큰 폭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이웃 국가로 확산함에 따라 중국은 물론 아시아 주요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타격이 가시화된 가운데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핵심인 아시아 주요 경제국을 강타할 수 있다는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의 정상 가동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3월까지 정상적인 산업 생산 활동으로 복귀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주 채권으로 자금 유입은 눈에 띄게 늘었다. 장기 국채수익률의 주요 지지대가 이미 무너진 만큼 추가 수익률 하락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을 포함한 연준 주요 위원들이 추가 완화는 임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중국과 아시아 경제 둔화가 미국 경제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에 트레이더들의 올해 후반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커졌다.

장 초반부터 종전 사상 최저치를 하회했던 30년물 국채수익률은 미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1.90% 아래로 낙폭을 확대했다.

IHS 마킷에 따르면 2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활동 모두 하락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서비스업 활동 지수는 확장과 수축을 나타내는 50선을 하회해 7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라보뱅크의 금리 전략가들은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시아 주가가 하락했고, 주요국의 국채수익률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급증 보도와 중국 상황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퍼리스의 와드 매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 우려가 갑작스럽게 급증해 위험시장 거래가 혼란스러워졌다"며 "장기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확고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시장이 코로나19 우려로 리스크 오프로 돌아선 영향도 있지만, 더 장기적인 비관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더 둔화할 수 있고, 연준이 이런 둔화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금리 전략가는 "전 세계에서 보통 가장 비관론자들의 시장인 채권시장은 가격을 매길 때 미래를 크게 내다보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바이러스가 미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멀리 내다보고 있는데, 연준은 발버둥 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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