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배포한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들어 사실상 우리나라의 제조업 성장을 이끈 산업은 '전기 및 전자기기'부문으로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생산비중이 증가했으나 고용비중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 및 전자기기'의 생산비중은 2000년 15.12%, 2006년 21.10%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8년 33.93%까지 증가했으나 고용비중은 2006년 17.67%에서 2018년 16.07%까지 하락했다.
생산비중과 고용비중의 격차가 2018년 기준 17.86%포인트(p)에 달했는데 선진국의 사정은 달랐다.
영국은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의 생산과 고용비중의 격차가 1.77%포인트(p)였고 프랑스는 4.82%p, 이탈리아 1.9%p에 불과했다.
미국은 11.89%p로 격차가 컸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낮았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중 생산비중이 낮은 편인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은 고용비중이 생산비중에 비해 높았다.
문제는 의류, 식음료 등 저기술업종이 상당한 고용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R&D집중도 등 고부가가치 창출력이 떨어져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경연은 세계 10위권 내 국내 기업이 한두 곳이 있는 중·고기술산업군과 달리, 가구, 의류, 섬유, 식음료 등 4개 저기술업종에서는 세계 20위권에 드는 기업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R&D 집중도가 낮다는 것은 매출액 대비 혁신활동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그 결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정 첨단산업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는 상당한 잠재적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며 "많은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저기술업종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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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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