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3% 급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음에도 주가가 힘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라임펀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서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올해 들어 평균 1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이 1.5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을 크게 하회한 셈이다.

주가가 가장 많이 내려간 금융지주는 신한금융이다. 지난 21일 3만5천650원에 마감하며 지난 1월 초에 비해 무려 16.31% 하락했다.

다음으로 우리금융이 13.95%, KB금융이 11.60%, 하나금융이 8.48%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치는 4대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10조5천200억원의 수익을 올린 전년보다 4.8% 증가한 규모다.

1·2위 실적을 올린 신한·KB금융은 각각 3조4천35억원, 3조3천118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2조4천84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조9천41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1천344억원)을 더하면 우리은행 시절을 포함해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4대 금융지주 주가 등락률 비교>

기업은행의 경우는 같은 기간 1만1천800원에서 9천900원으로 16.1% 감소했다.

지방지주도 하락 폭이 비슷했다. BNK금융이 15.01%, DGB금융이 12.78%, JB금융이 6.01% 떨어졌다.

이렇듯 금융지주 주가가 올해 들어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 모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GDP 증가율의 경우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우려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차례로 낮추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9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 수준으로 낮췄다. 앞서 무디스는 종전 2.1%에서 1.9%로 수정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다른 양상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에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하게 커진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카드를 꺼내지 않겠냐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 사태로 불완전판매를 걱정한 영업 위축으로 수수료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일반 투자자의 요건을 강화하고 고난도 사모펀드에 대한 은행판매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지난 14일 발표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에서 앞으로 은행 등 판매사들에 펀드 운용에 대한 점검 의무도 부여됐다. 이에 따라 추가 비용 등이 발생하게 되면서 오히려 사모펀드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도 생겼다.

일련의 금융상품 사태로 투자자 자체의 투자심리 위축이 향후 금융지주 수익의 하락의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악재 요인들을 선반영하고도 남는 상태로 판단되지만, 주가 반등의 촉매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면서도 "다만 코스피 대비 은행주 초과 하락세가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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