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삼성생명이 올해 초장기채 투자를 축소하고 고수익 대출자산 등을 확대한다. 금리 역마진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 같은 삼성생명의 투자로 듀레이션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삼성생명 초장기채 매입액은 2016년 6조9천억원, 2017년 7조원, 2018년 9조7천억원, 지난해 11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장외 채권시장에서 보험사의 초장기채 투자규모는 18조8천억원, 25조5천억원, 25조1천억원, 27조1천억원을 나타냈다.

삼성생명이 초장기채 매입규모를 국내외로 나눠 밝히지 않았는데 지난해 4분기 기준 원화채와 외화채 비중이 각각 88.2%, 11.8%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초장기채 11조1천억원 중에서 원화채는 약 9조7천913억원, 외화채는 약 1조3천8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보험업계 원화 초장기채 투자에서 삼성생명 원화 초장기채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로 추산된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장기채 투자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신 고수익 대출자산을 확대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생명 운용자산은 231조4천970억원이다. 이 중에서 대출자산은 47조4천960억원(비중 20.5%)이다. 대출자산은 약관대출(32.6%), 가계대출(32.4%), 기업대출(34.9%) 등으로 구성된다.

그렇지 않아도 삼성생명 대출자산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이자소득자산 중에서 대출자산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8.2%, 2분기 48.5%, 3분기 40.6%, 4분기 51.5%를 기록했다.

원화채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2.7%에서 4분기 41.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화채 비중은 9.2%에서 7.0%가 됐다.

대출자산 금리는 이자소득자산 중에서 가장 높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기준 대출자산 금리는 3.7%다. 이 기간 외화채와 원화채 금리는 각각 2.0%, 1.7%를 나타냈다.

또 삼성생명은 프라이빗에쿼티(PE), 대체펀드 등 지분성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이 이 같은 투자계획을 세운 것은 금리 역마진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생명 역마진 규모는 2018년 4분기 마이너스(-)87bp에서 지난해 4분기 -92bp로 확대됐다.

부채 부담금리가 4.44%에서 4.32%로 하락할 때 이자소득자산 금리는 3.57%에서 3.40%로 떨어진 결과다.

시장 일각에서는 초장기채 투자 감소와 고수익 자산 확대로 삼성생명 듀레이션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생명 자산듀레이션은 8.30년, 부채듀레이션은 8.42년이다. 듀레이션갭은 0.12년이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듀레이션갭에 영향을 줄 정도로 초장기채 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삼성생명의 초장기채 투자가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제기된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산듀레이션을 확대해야 해서 초장기채 투자가 크게 감소하기 힘들 것"이라며 "초장기채 투자 증가폭이 둔화되는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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