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급락했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5달러(3.7%) 급락한 51.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추가 감산을 둘러싼 산유국 간 갈등 등을 주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를 타격할 것이란 우려가 급부상했다.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란에서는 사망자 숫자가 큰 폭 늘었고,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중동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급증한 국가 등을 대상으로 한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도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보지 않고 있다면서도, 빠른 확산이 억제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의 갑작스러운 (감염자) 증가는 매우 우려된다"면서 "이러한 증가가 이 전염병이 이제 팬더믹이 됐음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다"고 말했다.

공급 사슬이 붕괴로 글로벌 경제가 받을 타격이 당초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원유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1,000포인트 이상 내리는 폭락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추가 감산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 감산에 비협조적인 러시아와의 동맹 관계를 청산할 수 있다는 보도를 지난주 내놨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해당 보도를 '난센스'라며 일축했지만, 산유국 간 갈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OPEC 플러스(+)는 다음 달 5~6일 예정대로 정례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WTI는 장중 한때 5% 내외 폭락세를 나타냈지만, 장 후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대표가 코로나19의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점이 반등을 도왔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대한 우려로 유가가 다시 하락 압력에 내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더 많은 수요의 감소가 발생하고, 매우 타이트한 시장을 초과 공급 상태로 몰아갈 것이란 공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움직임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레콘아프리카의 제이 파크 대표는 "일부 전문가들은 하루 100만~300만 배럴 수요가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지만, 이는 생산량의 1%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유가가 13달러나 폭락한 것과 상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 수요는 비탄력적이라서 가격 변화가 실제 수요 변화보다 크며, 수요가 조금 줄어도 가격은 크게 내린다"면서 "바이러스의 영향은 유가 20%의 급락을 정당화하지 못하며, 공포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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