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고조돼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9.3bp 내린 1.377%를 기록했다.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다. 2016년 6월에 기록한 사상 최저 종가인 1.32%에 근접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1bp 하락한 1.287%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8bp 떨어진 1.849%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에 이미 이전 사상 최저치인 1.95%를 뚫고 내려갔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2.2bp에서 이날 9.0bp로 축소됐다.

3개월물 국채수익률은 1.51% 근처에 머물러, 3개월과 10년 국채수익률 역전은 지속했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침체를 알리는 신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 사태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패닉 장세를 나타냈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가장 대중적 안전 피난처인 미 국채로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탈리아, 이란, 한국 등에서 빠르게 늘어나 곧 전 세계의 대 전염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코로나19로 아시아 물류망이 폐쇄되고 공장 완전 정상화 복귀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혼란 우려는 한층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가 글로벌 성장률을 0.1% 줄일 수 있다면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6%로 하향 조정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중국과 세계 경제가 일정대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중국 경제 둔화는 올해도 위험 자산이 높은 수익률을 줄 것이라는 낙관론에찬물을 끼얹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제 글로벌 성장률이 얼마나더 둔화할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BD스위스 그룹의 마샬 기틀러 전략가는 "금과 다른 안전자산이 치솟는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의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외에도 해외 금리 하락, 계속되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하락, 안전자산 부족 등에 미 국채로의 자금 쏠림이 지속하고 있다.

PGIM의 나단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국채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 랠리는 몇 가지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며 "유로존 주요 경제국인 이탈리아로 코로나19가 전파됐고, 글로벌 성장의 바로 미터인 한국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채수익률 하락은 미국만이 아닌 글로벌 성장 둔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국채수익률 하락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베팅 급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도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단계의 위험 회피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아시아 둔화에 더는 면역성이 없다고 기업들이 우려한 것과 입수되는 지표가 일치하면, 연준에서 나오는 발언은 곧 더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미 국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수치는 브렉시트 여파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1.3180%"라며 "이 수준이 깨진다면 더 아래도 내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간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는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를 상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런 불균형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며, 안전 자산이 지속해서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주식, 채권, 회사채의 최근 움직임이 지속할수 있다"며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것으로 생각돼, 현 수준에서도 리스크 오프 모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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