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 順 시총 감소 폭 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확산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친 지난 한 달간 국내에 상장된 은행계열 금융지주 시가총액이 무려 11조원이나 증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행보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쓴 탓이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시가총액 비중 추이(화면번호 3147)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신한·KB·하나·우리·BNK·DGB·JB금융지주와 기업·제주은행 등 9개 금융사의 시가총액은 10조7천499억원이나 급감했다.

이중 KB금융의 시가총액 감소 폭이 3조8천463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 기간 주가는 4만8천300원에서 3만9천50원으로 떨어졌다. 연중 최저가다. 지난달 연중 최고가(4만8천700원)와 비교하면 한 달 새 19.82% 떨어졌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나 라임 사태 등으로 진작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던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KB금융은 이번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도 3조1천817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주당 4만1천300원이던 주가는 3만4천원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가는 물론 52주 최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연중 최고가(4만3천450원) 기준으로 21.75%, 52주 최저가(4만8천원) 기준으로 29.17%나 떨어진 상태다.

다만 신한금융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 사태의 장본인으로 부상한 데 따라 국내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이 컸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기업은행은 각각 1조원대 시가총액을 잃었다.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개시를 앞둔 우리금융은 주당 1만원 선마저 무너졌다. 한 달 만에 줄어든 시가총액은 1조834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이달 들어 연중, 52주, 그리고 역대 최저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역대 최고가인 1만6천원과 비교하면 무려 41.25%나 주가가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우리금융을 향한 순매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이은 사건·사고에 금융당국의 중징계, 지배구조 불안 등 각종 악재가 끊이질 않아서다.

하나금융의 시가총액은 1조358억원 줄었다.

지난달 기록한 연중 최고가가 3만6천650원임을 고려하면 주가 낙폭은 13.64%에 불과해 변동 폭은 다른 금융지주보다 덜하다.

기업은행은 한 달 새 1조216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주당 1만원이 붕괴하며 이달 들어 연중,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석 달 간 열흘가량을 제외하곤 기관 투자자가 꾸준히 순매도세를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금융지주와 은행도 이달 들어 연중 최저치를 모두 새로 썼다.

이에 BNK금융지주 3천292억원, DGB금융지주 1천759억원, 그리고 JB금융지주와 제주은행은 각각 631억원과 129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로 국내 주식 비중 자체를 줄이다 보니 그나마 DLF나 라임 이슈에 벗어나 있던 KB금융의 조정 폭이 컸다"며 "최근 한달간 낙폭은 코로나19로 인한 바스켓 정리로 보는 게 맞다. 그간 은행 금융지주의 펀더멘털은 견실했지만, 투매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소용없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미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는 은행 금융지주의 주가 하락이 물리적인 한계에 도달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코로나19 우려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지만, 은행 금융지주의 추가하라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그간 은행주가 철저히 소외되며 주가 하락이 계속된 만큼 적어도 다른 업종대비 초과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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