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리 급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채권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과도하게 반영해 오버슈팅을 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시장 기대와 달리 금리를 동결했을 때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경우 그동안 지나치게 하락했던 금리가 급반등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월을 지나면 3월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지 않는 금융안정회의 일정만 있고, 4월에는 금융통화위원 4명의 교체 이슈가 있어 정책 방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다음 금리 인하는 5월까지 기다려야 하고, 빨라도 4월이기 때문에 그사이 국채 물량 공급 증가와 외국인 이탈 등 불안 요인이 불거질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3월 국채 발행량이 예년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전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업의 피해 최소화와 국민의 소비 진작, 위축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예비비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것에 더해 필요하다면 국회의 협조를 얻어 추경을 편성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 규모가 10조~15조 원 규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추경 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0.7% 전후인 10조∼15조 원, 이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은 7∼12조 원 정도로 예상했다.

문 연구원은 "10조 원의 추경은 국고 10년물 기준 독일 국채 대비 7~10bp가량의 추가 금리 상승 효과를 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 위험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움직임을 고려할 때 더 커진다.

3년 국채선물에 순매수 포지션을 쌓은 외국인들이 2월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했다면 베팅 실패 후 다시 4월이나 5월까지 기다리기에는 힘에 겨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이 순매수 포지션을 쌓는 기간 환율도 같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고 국채선물 시장에 진입한 외국인이라면 환율 상승은 곧 손실로 이어진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만약 외국인이 지난 1월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시장에 진입했다면 2월 인하 베팅 실패시 환율 상승을 버틸지 의문"이라며 "외국인이 2개월을 추가로 기다리지 못하고 매도하기 시작하면 시장에서는 물량을 소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추가 인하 기대가 없다면 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 또 기조적인 금리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금통위를 전후로 한 이익 실현 움직임도 위험 요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 3년이 1.1% 레벨을 깨트리는 수준까지 하락한다면 금통위 전이라도 이익실현이 나올 수 있다"며 "금통위 전후로 금리 급등세가 나올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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