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밑도는 등 급락세를 보이면서 일찌감치 매수에 나서지 못한 국내 채권운용기관들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을 따라 사기에는 비싸고, 사지 않고 마냥 기다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고 3년물 금리는 4.3bp 하락한 1.139%, 10년물은 2.7bp 내린 1.416%를 기록하면서 연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국고채 3년물(좌)과 국고채 10년물 (우) 최종호가수익률 차트>



한때 주춤했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채권시장은 경기 위축 우려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상황에서 한은이 굳이 지표 확인을 고집해 금리 인하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번 주 27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기자회견 내용 등은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 강세 힌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가 많이 내려오면서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했다"며 "금통위 전까지 두 차례 인하 프라이싱을 하지 않는 이상 금리가 더 하락하기 어려운 흐름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롱 포지션에서 매수를 해온 기관이라면 지금의 강세가 부담되지 않겠지만 만약 포지션이 비어있거나 채권을 담아야 하는 장기투자기관의 입장은 난감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직도 사지 못한 사람이 많을 수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살 계획을 세우고 기다렸다면 지금은 월말을 앞두고 자금을 소진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은 장기 매수 계획을 가지고 기본적으로 팔아도 다시 사야 하는 입장이다"며 "보험사 역시 자금이 들어오면 더 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일 강세장도 뒤늦게 매수에 나선 투자자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전일에도) 시가 수준에서 매수했으면 장중에 이익을 보는 듯했지만 결국 종가는 시가 대비 약하게 마감했다"며 "레벨 부담과 일부 차익 시현 물량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당장 급하게 포지션을 채우기보다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일단 매수 타이밍을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 수익과 재투자수익률이 악화할 수 있지만, 그만큼 평가이익이 생긴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장투기관 매매를 살펴보면 매수하기보다는 매도하려고 눈치를 보는 모습"이라며 "매수에 따라나섰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번 금통위가 지나면 장기물에는 추경에 따른 펀더멘털 회복과 물량부담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로 대응하려면 힘들지만, 시야를 길게 보면 기다려보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미 추경에 대한 논의가 여러 차례 나온 만큼 시장에는 이미 선반영된 이슈이며 발행 물량 부담이 본격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추경 편성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 경기보강 대책에 속도를 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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