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료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을 거칠게 흔들고 있다.

이미 원화가 3영업일 연속 1%씩 절하된 가운데 기술적으로도 과매수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시장의 판도가 글로벌 리스크오프로 바뀌는 상황에서 기술적 신호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의 차트상으로 일간 기준 상대 강도지수(RSI)는 전일 75.82를 나타내면서 과매수권인 70을 크게 웃돌았다.

이미 지난 21일 과매수권을 돌파한 후 이틀 연속 뚜껑이 열린 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8일 이후 주요 저항선을 모두 상승 돌파하면서 유의미한 저항선이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단기 이동평균선인 20일 이평선이 장기 추세 분할선인 200일 이평선을 뚫고 올라가는 골든크로스도 나타난 상황이다.

이동평균 수렴·확산지수(MACD)도 신호선 대비 상승 교차한 후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상승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은 현재 1,230∼1,240원까지 높아져 지난해 지난 8월 6일 기록한 연고점 1,223.00원을 연초부터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이탈리아, 이란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전 세계적인 팬데믹(전 세계적인 유행 상태) 공포가 통화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슈퍼 달러 강세 기조는 더욱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과매수 및 과매도 판단은 레인지 상태에서 의미가 있겠으나 지금처럼 패러다임이 바뀌는 장에선 의미가 없다며 "달러-원 환율이 1,240원 위에서 고점 탐색을 할 수도 있어 보이고 대구에서 확진자 수가 급등한 이후 원화가 약 5% 약해진 것이라 이 기조가 일주일 더 지속되면 강한 개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확진자 증가 추세가 멈추면 이 이벤트에도 둔감해질 수 있겠으나 시장이 둔감해지기 전까지 달러-원 상단이 얼마나 넓어지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이미 지난해 연고점은 넘는다고 보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워낙 큰 폭으로 진행된 상태라 1,240~1,250원 부근에선 당국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기술적으로나 최근 흐름으로 보나 달러-원 뚜껑이 열려 있는 게 맞다"며 "지난해 연고점이 강한 저항으로 작용하기엔 현재 상황의 엄중함이 크고 1,223원 고점은 충분히 돌파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코로나19 공포심에 달러 선호가 크지만 1,250원 전엔 진정될 여지는 있다"며 "기술적으로 보면 천장은 뚫려 있고 심리적 저항선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지역 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한국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원화 절하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3일 '코로나19 사례가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급증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상단에 내걸고 "한국에서 24시간 사이 350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나타나 총 감염자 수가 550명을 넘는다"면서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 발병 실태가 최악인 나라 중 하나"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원화는 여타 아시아 통화보다 달러 대비 절하율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 21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무려 4.36% 절하됐다. 같은 기간 호주 달러는 미 달러 대비 3.43% 절하됐고, 싱가포르 달러도 3.50% 절하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말레이시아 링깃은 미 달러 대비 3.59% 절하됐고, 대만 달러와 인도 루피는 각각 1.10%,1.24% 절하됐다. 필리핀 페소는 오히려 0.04% 절상됐다.

주요통화의 경우 엔화가 미 달러 대비 0.92% 절하됐고, 유로화도 2.13%의 절하율을 나타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대구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도 우려의 중심에 있다"며 "아시아 통화보다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있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커 원화의 약세 모멘텀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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