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극심한 업황 침체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경영악화에 빠진 국내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노선 뿐 아니라 홍콩, 대만 등으로 운휴·감편 노선이 확대되면서 경영상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자, 일부 항공사는 직원들에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급여를 깎고, 무급휴직 등의 카드를 동원해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의 설상가상의 상황을 뚫고 나가기엔 벅찬 모습들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지급 예정인 임직원들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다.

앞서 임원급여 30%와 본부장 직책자의 수당 반납, 직원들의 무급휴직을 결정한 데 이은 조치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공지를 통해 "최소한의 회사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연말정산 정산금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최근 고객 환불 급증과 이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인해 자금운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긴급 지원 및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 지원 등 여러 자구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긴급한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시간과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지급된 급여는 빠른 시일에 지급 될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아19 여파가 거세지면서 이스타항공 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항공사들의 '긴축경영' 기조는 더욱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 경영진 임금 30% 반납과 무급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에어서울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의 LCC들도 희망퇴직과 휴직, 무급 휴직 등을 받으며 위기극복을 위한 각종 제도들을 쏟아내고 있다.

에어서울의 경우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며 내달 1일부터 2주간의 항공권 티켓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단 전 노선 운항 중단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다"며 "현재 희망자를 대상으로 2주에서 3개월까지 희망휴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풀서비스캐리어(FSC) 항공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에 본사 영업 등 일반직 직원에게 최소 15일에서 최대 2년의 무급휴직을 필수적으로 신청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일반직과 운항승무직, 캐빈승무직, 정비직 등 전 직종에 걸쳐 10일간의 무급휴직에 추가로 나서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임원들은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급여를 30%가량을 반납하는 등 특단의 자구책 실천에 앞장서기로 했다.

이미 아사이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노선은 약 79%, 동남아시아 노선은 약 25% 축소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중국 노선의 운휴·감편을 4월 말까지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몽골과 홍콩, 대만, 이스라엘 일부 노선도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5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