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은행의 내부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혁신태스크포스(TF)에서 지방그룹 폐지가 결정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이 부·울·경그룹과 충청·호남그룹 등 2개의 지방그룹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 효용성에 대한 논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원 행장은 지난달 27일 기업은행 노조와의 실천과제에서 '혁신TF를 통해 지방 그룹 폐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한다'고 결정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 혹은 국책은행과는 다른 독특한 지방그룹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부·울·경그룹과 충청·호남그룹 등 2개의 지방그룹을 두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기업은행 수장을 맡았던 조준희 전 행장이 신설한 조직이다.

부·울·경그룹은 지난 2012년 7월에, 충청·호남그룹은 지난 2013년 1월에 새로 생겼다. 해당 지역들에 중소기업 등 기업은행의 핵심 고객층이 몰려있는데 서울 본점과 거리가 멀어 효과적인 지원을 하기 어렵다는 배경에서 신설됐다.

강원도나 제주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적다 보니 지방그룹의 필요성이 적었다. 경기도는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나, 지방그룹을 신설할 만큼 본점과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제외됐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의 경우 조선과 해운, 철강 등의 지역 주요 산업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현장 밀착 경영이 필요했다.

두 지방그룹은 기본적으로 영업 지원 등 본점 대행업무를 진행한다. 또 부실채권 등 채권을 관리하거나 해당 지역의 기관 영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지방그룹이 본점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내부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굳이 지방그룹이 아니어도 각 지역의 지역본부를 통해 해당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은 2개의 지방그룹을 빼고도 전국에 총 22개의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이렇다 보니 노조는 이전부터 지방그룹 폐지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고 이번에 윤종원 행장도 실천과제로 해당 사안을 뽑은 상태다. 완전히 결정된 상황은 아니나 어느 정도 노사 간에 의견 합치가 이뤄진 것으로 읽힌다.

문제는 2개의 지방그룹이 폐지되면 부행장급 자리 2개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현재 부·울·경그룹장과 충청·호남그룹장은 모두 부행장직급이기 때문이다. 두 부행장의 임기는 각각 내년 1월과 올해 10월 정도다.

윤종원 행장이 혁신TF에서 논의된 내용을 오는 7월 정기인사에 반영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지방그룹 폐지가 올해 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혁신TF가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방그룹 폐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현재로서는 지방그룹 폐지와 관련해 부행장의 자리 축소 등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1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