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채권시장은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안전자산 선호 무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고채 금리가 레벨을 상당히 낮춘 만큼, 익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소화한 후 추가 강세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 10년물은 2bp 낮은 1.3538%, 2년물은 2.48bp 내린 1.2269%에 거래를 마쳤다. 미 10년물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3.15% 폭락했고 S&P500 지수는 3.03% 급락했다. 나스닥은 2.77%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우려가 단단해 보였던 위험자산 선호를 무너뜨렸다.

미국 보건당국은 6주 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당국은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경기 부양조치를 내놓았지만 세계 경제 충격 우려를 막지 못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코로나19에 금리정책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의 경제충격 정도가 통화정책 전망 수정을 필요로하는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상황에 맞춰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강세 무드가 계속될 전망이다. 전일 채권 금리가 상승하긴 했지만, 방향이 전환할만한 재료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약세 조정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5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지난 18일 1만3천계약 대량 매도한 후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다. 10년 국채선물도 전 거래일 4천425계약 사들이면서 매수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채권 가격에 반영돼있다. 국고채 5년물 이하 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이거나 이를 밑돌고 있다.

채권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까지 내린 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지 여부다.

정부가 1분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서두르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긴박한 움직임이 감지됨에 따라 한은도 0%대 기준금리를 내다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금리가 실효 하한에 다가갈수록 경제에 미치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0%대 기준금리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추가 금리 인하를 내다보기에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기에,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오히려 채권금리는 거꾸로 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관리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3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앞두고 수익률 곡선의 장중 변동성이 계속 커질 수 있다. 딜러마다 커브의 기대 수준이 다르고, 재료의 경중도 다르게 인식하고 있어서다.

장중에는 아시아 금융시장 움직임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특히 달러-원은 역외의 안전자산 선호 가늠자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215.95원에 호가하여 이날 환율은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금융시장은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경계가 상단을 막고 있지만, 전고점인 1,223원 돌파는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일부 비관론자는 환율이 2016년 기록한 1,245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날 발표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BSI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조사한 결과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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