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한 미국 주요 증시가 이틀간 1900포인트나 폭락한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켓워치는 25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 ▲ 2020년 미국 대선 경계 ▲ 높은 증시 밸류에이션 ▲ 채권시장의 가파른 금리 하락 ▲ 리세션 우려 부상 등 5가지를 꼽았다.



◇ 코로나19의 팬데믹 가능성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세계적 유행병이 될 가능성, 특히 미국으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장이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뚜렷하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나, 한국과 일본, 이란,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빠르게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등 확산이 나타날 가능성을 경고했고, 실제 팬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이 사태가 과연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으로의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전염병을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 2020년 미국 대선

올해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경선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면서 샌더스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샌더스 후보는 3차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며 뉴햄프셔에 이은 2연승으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조치에 상당한 수익을 누렸던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샌더스의 부상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샌더스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조치를 모두 되돌리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샌더스가 (민주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면 미 주식시장의 위험은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폴 튜더 존스는 샌더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미국 증시가 각각 40%, 20% 하락할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

투자자들은 올 초부터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왔다.

많은 전문가가 높은 밸류에이션이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잇달아 경고해온 가운데 이번 코로나 사태가 시장에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P500지수의 포워드 주가수익률(PER)은 18.9배로 이는 작년의 16.2배보다 높아진 것으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에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연초부터 지속해왔다.



◇ 채권시장의 가파른 금리 하락

미 국채금리의 가파른 하락도 주가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장 초반 1.32%를 밑돌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이미 사상 최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로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 리세션 우려 재부상

채권투자자들이 코로나 사태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리세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켓워치의 렉스 너팅은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은 상당 부분은 질병 자체가 가져다주는 영향보다 이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으로 야기된다"라며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을 격리하면서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이 폐쇄된다"라고 설명했다.

즉 바이러스에 따른 공장 폐쇄와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이를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초당적 기구인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팬데믹은 세계 경제에 단기적인 충격을 미칠 수 있다"며 "충격의 정도와 기간은 미국의 전후 리세션 때 나타난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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