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공포 속에 미국 국채금리도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기존의 채권 매수 요인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공포가 불에 기름을 얹은 격이 됐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25일(현지시간) 1.328%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10년 금리는 장중 1.31%까지 떨어져 브렉시트 이후인 지난 2016년 6월 기록했던 장중 최저치 1.325%도 하회했다.

국채 30년물 금리는 하루 사이에 사상 최저치를 재차 경신했다.

코로나19가 이미 둔화한 글로벌 경기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수십년간 이어지던 채권 랠리의 역사도 새로 쓰게 됐다.

D.A. 데이빗슨의 매리 앤 채권 담당 부사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는 바이러스 확산 정도에 달려 있다"며 "금리의 바닥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어딘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 몇달간 10년물 기준 2%선을 밑돌다 코로나19가 한국과 이란을 넘어 이탈리아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소식 등에 급락했다. 서로 다른 대륙의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나며 세계적 대유행의 공포가 커진 셈이다.

투자자는 주식을 내던지고 채권시장으로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이상 급락했다.

미국 국채는 고질적으로 둔화하는 글로벌 성장세와 계속해서 부진한 인플레이션,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미 강세 기조를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이외의 국가로 코로나19가 퍼지며 글로벌 공급망을 해치고 세계 여행을 침체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는 최근까지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지난주 후반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가 수년 만에 최악으로 나빠지며 그런 기대 중 일부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주말에는 주요 20개국 당국자들이 코로나19가 글로벌 성장에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고 경고했고, 이번 주 들어 주식시장은 계속 급락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의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커졌다.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매뉴라이프 투자운용의 마이클 로리지오 수석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중기적인 해결책이 나와도 글로벌 성장이 어떨 것인지 확실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참가자가 미국 국채시장의 계속된 랠리를 전망하는 것은 아니다.

카니다 앤드 하바흐트의 스콧 킴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0년의 경기 성장세 이후 투자자는 미국 경제가 흔들릴 것으로 계속 걱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 변동 추이>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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