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외환시장과 외환(FX) 스와프 시장에서도 이번 달 금리 인하와 동결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금통위의 금리 인하 여부를 비롯해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과 올해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폭에 주목하며 금통위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제 인하에 베팅…"동결이 오히려 서프라이즈"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경제의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하며 최악의 경기 둔화 국면이 올 수 있다는 인식에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딜러들이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1분기 역성장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현 국내 상황이 '비상경제시국'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한은도 발맞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코로나19 국내 사태가 심각해지는 현 상황에서 금통위는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동결이 서프라이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환시는 이미 이달 인하를 어느 정도 환율에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며 "오히려 금리가 동결했을 시 달러-원 환율이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시장이 금리 인하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며 "금리를 동결할 경우 경기 부진에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는 불안 심리가 증폭돼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동시에 추가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고, 추경 투입이 본격화하면 단기적으로 차익실현에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은 이르다"…금리 인하 효과 의문

반면 현시점에서의 금리 인하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앞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만큼 동결을 예상하는 참가자들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했다.

다만, 발언이 나온 당시 수십 명에 불과했던 국내 확진자가 약 열흘 만에 1천명이 가까운 수준으로 폭증한 점을 고려하면 총재가 같은 스탠스를 고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번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하고 코로나19 사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코멘트를 내는 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시장은 인하를 원하겠지만,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이미 레벨을 크게 높인 만큼 금리 이슈를 추가로 반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하냐 동결이냐…갈팡질팡 FX 스와프 시장

FX 스와프 시장도 금통위 금리 결정에 주목했다.

이번 주 들어 1년물 FX 스와프포인트는 0.30원 내리며 그동안 금리 인하를 반영해 내린 원화채 금리를 따라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은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금리를 깜짝 인하한다면 스와프포인트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D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장기구간 스와프포인트는 최근 금리와의 격차를 반영해 내렸는데 인하를 반영하는 듯하다"며 "금통위 결정이 관건인데 스와프는 단기상품이라 인하 시기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져 다소 혼선이 있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인하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칠 수 있고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어느 쪽이든 방향성을 쉽게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E 은행 스와프 딜러는 "깜짝 인하가 나온다면 FX 스와프도 에셋 물량이 나오며 하락할 것"이라며 "지금 레벨은 부담을 느낄만한 수준으로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가보다 올라온 상태라 인하를 계기로 좀 더 내려갈 수 있다"며 "그러나 결국 수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리가 동결될 경우 스와프 시장은 다시 수급 이슈에 주목하며 방향성 없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F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과거 메르스 때도 선제적으로 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기로 한 가운데 이에 발맞춘 금리 인하가 심리적으로 기대를 키울 순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부동산 등 부담이 있고 몇주 만에 총재가 인하로 돌아서기도 쉽지 않아 보여 이달은 동결로 본다"며 "동결되면 다시 수급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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