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할인창구 대출은 시중은행들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정책 수단이지만 은행들은 이용을 꺼려왔다. 긴급 유동성 지원수단인 만큼 이를 이용하면 은행의 신용에 문제가 생겼다는 '낙인'이 찍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그럼에도 앞으로 연준의 할인창구 대출 기능을 종종 이용하기로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이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개 석상에서 연준의 할인창구 대출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될 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제는 때가 됐다고 느낀다"며 "할인창구 대출을 활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고 낙인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JP모건과 금융당국이 할인창구에서 언제 또 어떤 방식으로 대출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해왔다며 다른 대형 은행들도 여기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할인창구는 은행들이 단기 자금 경색을 겪을 때 활용하도록 연준이 마련한 지원 수단이다. 다만 은행들이 연준의 단기자금에 너무 의존하지 못하도록 연준은 할인창구 대출에 통상적인 단기 금리보다 높게 금리를 책정한다.

게다가 할인창구를 이용하는 은행들은 2년간 이름이 공개된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할인창구 대출을 꺼려왔고 그 결과 대출 규모가 급감했다.

은행들은 가급적 할인창구 대출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당국이 요구하는 자금 비축 수준을 만족시키고자 다른 단기금리 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순간 단기자금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작년 9월 미국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금리가 급등한 것에는 이런 배경도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다이먼은 JP모건이 연준에 예치한 자금이 약 1천2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 규모가 600억달러를 하회하도록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SJ은 JP모건이 연준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이 같은 완충 장치를 뒀지만 동시에 단기 자금시장에서 매일 600억달러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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