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오버슈팅이 한 차례 해소됐으나 달러 롱심리는 꺼질 줄을 모른다.

26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3거래일 연속 1,220원 선을 터치했고 지난 17일 이후 전일까지 7거래일 연속 고점을 높여 최대 41.30원 급등했다.

특히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순매도 행렬을 나타내면서 커스터디성 달러 매수가 몰렸고 역송금 경계로 달러 매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까지 2영업일 만에 외국인이 1조5천500억 원 이상 팔아치운 가운데 이날도 오후 2시 11분 현재 7천억 원 이상 순매도하고 있다.

단 3영업일 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원 이상의 국내 주식을 내다 판 셈이다.

다음 달 배당을 앞두고 역송금 경계는 더욱 더 달러-원 상승의 주요 재료가 될 전망이다.

장중 수출업체와 당국 외에는 뚜렷한 매도 주체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1,230원 부근까지는 심리적으로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확진자 수 증가와 대형 건물 폐쇄, 각 기업의 '기업별 업무지속계획(BCP)' 가동에 따른 분산 근무 등으로 원화 자산에는 좋지 않은 신호가 쌓이고 있어서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판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있고 확진자 수가 뜰 때마다 대형 건물이 폐쇄되는 데 대한 매우 좋지 않은 조짐을 읽었기 때문"이라며 "출근하는 사람들이 줄면서 분산 근무가 늘어나고 있어 당국도 딜러도 물리적으로 시장 접근이 제한되는 모습이라 안전자산 달러에 대한 롱심리는 상단 10원까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전일까지 이틀 동안 외국인 주식 매도 물량이 상당해서 이를 상쇄해 줄 '오퍼(매도 물량)'가 안 나오면 달러-원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서울 등 수도권 등지에서도 늘어나기 시작해 아무래도 역외 참가자들이 볼 때 달러-원 위쪽이 더 맞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커스터디 은행을 중심으로 한 달러 매수 등 역송금 수요가 나왔고 개장 직후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 4억 달러 가량이 거래되는 등 대부분의 거래가 오전 중 이뤄졌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9시 59분경 1,220.00까지 올라 장중 고점을 찍었다.

다만 일부 외환딜러들은 패닉 심리가 선반영됐고 일부 공포가 과장된 측면이 있어 이후 1,200원 부근으로의 달러-원 하향 안정 가능성도 제기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2015년 6월 사태 초기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던 점과 달리 현재 정보 공개가 원활하고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달러-원 하향 조정 가능성의 근거가 됐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환전해서 나가겠으나 금방 돌아올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 건전성이 양호해 잘 버틸 것으로 보이고 정보가 투명하니 숫자를 믿을 수 있어 안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방역 효과도 나타나면 1∼2주 안에 패닉이 진정될 것"이라며 "현재는 오히려 유럽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넘어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상황이 좋지 않지만 완전히 비관적이진 않아 원화는 선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메르스 당시 확진자 정보 미공개 등 언론 통제가 있었고 사망자는 38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1개월 만에 한국인이 입국 금지까지 당하고 대부분 기업들이 BCP에 들어갔다"며 "일부 공포가 과장된 측면이 있어 보이고 코스피도 어제 하루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진자 수를 더 살펴봐야겠으나 달러-원 환율도 점차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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