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역자산 상태에 빠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차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또 다른 부동산 위기가 우려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자산은 담보로 잡힌 주택가격보다 대출금액이 더 많은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이같은 역자산 상태가 나타난다.

지난해 홍콩의 반정부 시위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악재까지 겹치면서 홍콩 시중은행들이 모기지 대상 주택의 가치를 낮추고 나섰다.

더 많은 차입자가 역자산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고 이는 '패닉 매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홍콩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중 한 곳이 집계한 주간 센타밸류에이션인덱스(CVI)는 지난주 12.5로 3.5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작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낮을수록 은행들이 부동산업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으로 더 많은 은행이 모기지 부동산의 산정 가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센타라인프라퍼티의 웡륭싱 연구원은 "주택 모기지에 대한 주요 은행들의 태도는 1월 말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면서 냉담한 분위기로 돌아섰다"면서 CVI는 "앞으로 수 주 동안 계속 하락할 것이며 10을 하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 기존주택 가격지수는 지난 12월 378.5로 전달보다 1.7% 하락했다. 작년 9월 1.8%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역자산 상태인 모기지대출은 128건으로 그 규모는 7억6천400만홍콩달러(한화 약 1천200억원)에 달했다.

이는 3개월 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홍콩에서는 2018년 4분기 역자산 상태의 주택대출이 262개로 집계된 바 있으며 지난해 주택가격 약세가 회복되면서 일부 개선된 바 있다.

홍콩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1월 중순부터는 사실상 부동산 판매가 중단됐다. 부동산 중개업체나 주택 매수자들 모두 밀집된 장소에 모이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에는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부동산 위기가 닥친 바 있다.

당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홍콩 전체 부동산의 30%인 10만5천채가 역자산 상태에 빠지면서 회복에만 14년이 걸렸다. 주택 중간가격은 이후 6배가 뛰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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