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지표가 양호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지속하면서 하락했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7달러(2.3%) 하락한 48.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신구 확산이 둔화했지만, 세계 각지에서 확진 사례가 쏟아지면서 전 세계적인 확산에 대한 공포가 지속했다.

남미 지역 최초로 브라질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스페인에서는 카나리제도 테네리페섬의 한 호텔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투숙객 등 1천명이 격리조치 되는 등 불안을 자극하는 소식이 이어졌다.

독일 보건부 장관이 독일도 유행병의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는 발언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30%대까지 내리며 사상 최저치를 다시 쓴 점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증가한 것으로 나오면서 장중 한때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이런 불안에 이내 하락세로 반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45만2천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인 210만 배럴 증가보다 적게 늘어났다.

휘발유 재고는 269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12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8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7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기존 하루평균 120만 배럴에서 60만 배럴로 크게 줄인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골드만은 올해 브렌트유 유가 전망도 배럴당 63달러에서 6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관련 불확실성도 지속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다음 달 5~6일 정례 회동을 열 예정이지만, 러시아는 아직 추가 감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우려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여전히 바이러스가 모든 것"이라며 "향후 몇 달 간 원유 수요가 증가할 어떠한 시나리오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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