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 2018년을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선포했던 하나은행이 주력 영업채널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데 성큼 다가서고 있다. 최근 영업점 감축에도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채널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국내외 점포 수는 779개다. 지난 2015년 말과 비교하면 약 2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2015년 하나·외환은행의 합병으로 영업점 통폐합이 이뤄진 영향도 있지만, 같은 기간 다른 은행이 적게는 2%, 많아야 7% 정도 줄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비율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6년 1조3천727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당기순이익이 2조1천565억원으로 외환·하나은행 간 통합은행이 출범한 이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개인고객의 핵심인 여·수신 상품 영업에서 비대면채널이 공고히 자리를 잡은 영향이 있다.

비대면 채널의 성장이 영업점이 줄어든 데 따른 공백을 메우고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6월 출시한 원큐신용대출이 대표적이다. 원큐신용대출은 로그인 없이 본인 명의 휴대폰과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3분 안에 대출이 가능한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최대한도는 2억2천만원이며, 금리는 연 2.566%로 낮은 수준을 제공해 소위 '컵라면 대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원큐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약 3조원을 넘어섰다. 대출건수로는 12만건에 달한다.

이는 작년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하나은행 가계대출은 원큐신용대출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8년 대비 7.8% 성장한 약 114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최근 서울시와 연계한 청년 임차보증금 대출과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서울특별시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의 경우 동일한 대출을 취급하는 신한·KB국민은행에서는 비대면을 통한 대출 신청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연 5% 금리로 전례 없던 흥행을 기록한 '하나더적금'도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이 80%를 웃도는 등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큐신용대출만 해도 해당 신용평가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약 3년을 투자해 연구한 끝에 만든 것으로 안다"며 "혁신의 메기라는 카카오뱅크 고객도 원큐대출을 통해 돌아오게 만들 만큼 하나은행의 디지털 위력이 크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