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대한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은 코로나 공포가 지속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고, 30년은 1.8%도 내주며 역사적 저점을 더 낮췄다.

달러 가치는 코로나 대유행 우려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지표가 양호했음에도 코로나 공포로 하락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신규 확산이 둔화했지만, 세계 각지에서 확진 사례가 쏟아지면서 전 세계적인 확산에 대한 공포가 이어졌다.

남미 지역 최초로 브라질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스페인에서는 카나리제도 테네리페섬의 한 호텔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투숙객 등 1천명이 격리조치 되는 등 불안을 자극하는 소식이 이어졌다.

독일 보건부 장관이 독일도 유행병의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는 발언을 내놨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이어진 점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뉴욕주 나소 카운티에서 중국을 다녀온 사람 등 83명에 대해 자가격리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다만 뉴욕 주지사는 아직 확진 사례는 없다면서, 과도하게 공포를 가질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30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언론이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는 등 코로나19를 나쁘게 보이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미국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CDC 언급으로 주가가 급락한 데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회견에서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7.9% 증가한 연율 76만4천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도 상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77포인트(0.46%) 하락한 26,957.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82포인트(0.38%) 내린 3,116.39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16포인트(0.17%) 상승한 8,980.7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계속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했지만, 세계 각지에서 확진 사례가 쏟아지면서 팬데믹(pandemic·세계적 유행병) 공포가 지속했다.

전방위적인 확산으로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란 우려도 깊어졌다.

주요 지수는 전일까지 이틀 폭락한 데 대한 되돌림으로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반락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460포인트 이상 올랐던 데서 190포인트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이어진 점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뉴욕주 나소 카운티에서 중국을 다녀온 사람 등 83명에 대해 자가격리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다만 뉴욕 주지사는 아직 확진 사례는 없다면서, 과도하게 공포를 가질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일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 내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등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자 주요 지수가 빠르게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등 코로나19에 대응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는 증시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금리 선물 시장은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97% 내리며 부진했다.

기술주는 0.4%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의 폴 오코너 멀티에셋 담당 대표는 "시장은 작은 뉴스나, 심지어 잠시 별다른 뉴스가 없는 상황에도 반응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변동성이 급등한 것은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반영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 금리인하 가능성을 36.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4% 하락한 27.5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bp 내린 1.310%를 기록했다. 장중 1.302%까지 내려 장중 최저치도 갈아치웠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5bp 하락한 1.14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7bp 떨어진 1.79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2.8bp에서 이날 16.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밖에서도 빠르게 늘어나는 등 전 세계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미 국채시장을 지배했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얼마나 될지 우려하는 시각 속에서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계속돼,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새로 쓰고 있다.

특히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다는 시장 기대에 단기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내렸다.

시장은 올해 적어도 2번의 25bp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국채 값이 그동안 강하게 오른 만큼 장기물 중심으로 장 초반 다시 숨 고르기를 보였지만, 전일과 마찬가지로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다.

극심한 위험 회피 속에서 이틀 연속 큰 폭 떨어진 뉴욕 증시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조만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지만, 지금까지 경제 지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며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올해 2분기까지 미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이런 영향이 담긴 지표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10년 국채가 사상 최저치를 깬 상황에서 시장이 더 많은 악재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10년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이날 국채 입찰도 약했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5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2.46배였다.

전일 2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레벨 부담에 입찰 수요가 약했다. 유동성이 있고 안전한 자산에 대한 투자자 니즈는 있지만, 수익률이 메마른 국채 매수는 꺼리고 있음을 나타냈다.

신규주택 판매가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경제 지표도 호조였지만, 시장의 강한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거래 속에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1.00~1.25% 수준으로 더 의미 있게 랠리가 확대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파인브릿지의 스티븐 오 신용·채권 글로벌 대표는 "주의하는 게 좋다"며 "공포는 국채 가격에 가장 많이 퍼져있고, 그 다음은 주식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미셸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국채시장이 계속 랠리를 펼칠 수 없도록 포지셔닝이 너무 많이 확장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PGIM의 로버트 팁 최고 투자 전략가이자 글로벌 채권 대표는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랜 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채권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더 낮을지라도 채권 보유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당한 변동성이 있지만, 낮고 일정한 범위에 있는 장기 금리로 인해 글로벌채권시장은 계속해서 현금보다 더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4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116엔보다 0.324엔(0.2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884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823달러보다 0.00024달러(0.0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21엔을 기록, 전장 119.80엔보다 0.41엔(0.3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3% 상승한 99.112를 기록했다.

지난주 100선에 육박했다 최근 2주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달러 인덱스는 이날 소폭 반등했다.

코로나19가 중국 밖에서도 여전히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위험회피 심리는 여전하지만, 이번 주 초 투자자들이 패닉 양상을 보였던 만큼 사태를 지켜보자는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높아진 기대가 다소 숨 고르기를 보여 달러는 대체로 반등했다.

다만 이틀 연속 폭락했던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고,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던 미 국채수익률도 더 내렸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마뉴엘 올리베리 통화 전략가는 "위험 회피라는 전반적인 테마가 여전히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만 시장은 정책 완화 기대가 과도했다는 점을 일부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의 심리는 조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유로-달러의 내재 변동성은 4개월 보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같은 상품 가격에 민감한 통화는 달러에 각각 0.65%, 0.44% 내리는 등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분석가는 "코로나19가 중국 밖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에 변동성이 커졌고, 유로를 지지하고 있다"며 "낮은 변동성을 이용해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의 통화를 사서 더 높은 금리, 더 위험한 자산을 사는 캐리 트레이드를 했는데, 이 점이 1월 이후 유로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성이 상승하면서 유로가 어느 정도 회복했다"며 "이런 합리적으로 극단적인 리스크 오프 기간에는 유로가 고수익 통화 움직임을 웃돌 수 있는 `2 등급' 안전통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미즈호 은행의 피터 차트웰 멀티 자산 전략 대표는 "연준이 상당히 비둘기파적으로 치우칠 것이라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된 기대가 현실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달러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약한 일본 경제와 코로나19가 엔에 부담을 주지만, 바이러스가 유럽 전역으로도 확산함에 따라 엔이 유로에는 강해져야 한다"며 "엔은 통상적으로 미 국채수익률이 낮아지면 오르지만, 부분적으로는 주식시장 랠리 때문에 그런 상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 상관관계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여전히 믿는다"며 "유로-엔은 바이러스가 유럽에 영향을 미치면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정 확대 기대와 최근 경제 지표 호조에 전일 큰 폭 올랐던 파운드-달러는 이날 0.70% 하락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무역 협상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했다.

인베스텍 분석가들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파운드가 큰 폭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며, 영란은행이 올해 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내년 말까지 파운드-달러는 1.40달러로 오르고 유로-파운드는 0.82파운드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7달러(2.3%) 하락한 48.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30%대까지 내리며 사상 최저치를 다시 쓴 점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증가한 것으로 나오면서 장중 한때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이런 불안에 이내 하락세로 반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45만2천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인 210만 배럴 증가보다 적게 늘어났다.

휘발유 재고는 269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12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8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7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기존 하루평균 120만 배럴에서 60만 배럴로 크게 줄인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골드만은 올해 브렌트유 유가 전망도 배럴당 63달러에서 6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관련 불확실성도 지속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다음 달 5~6일 정례 회동을 열 예정이지만, 러시아는 아직 추가 감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우려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여전히 바이러스가 모든 것"이라며 "향후 몇 달 간 원유 수요가 증가할 어떠한 시나리오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