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권선주 전 기은행장…씨티銀, 지동현 전 KB금융 부사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은행들이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신임 사외이사로 경쟁사의 전 경영진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치열해지자 그동안 대학교수 일변도였던 기존 이사회에 경쟁사의 최고경영자(CE0)급의 인사를 더해 실무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권 전 행장은 행원으로 입행해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거친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다. 지난 2016년 기업은행장에서 물러나 한국금융연구원의 초빙 연구위원으로 몸담았지만, 사실상 금융권에 복귀하는 것은 4년 만의 일이다.

씨티은행도 최근 지동현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키로 했다. 조흥은행 부행장을 거쳐 LG카드 부사장을 지낸 그는 KB국민은행 연구소장, KB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금의 KB국민카드를 만든 인물이다.

당시 KB금융에서 카드사설립기획단을 이끌었던 그는 이후 2년간 KB국민카드에서 경영관리 담당 부사장을 담당했다.

은행권의 경쟁사 경영진 영입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IBK기업은행은 작년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농협금융 초대 회장이었던 그는 농협은행장을 겸임하며 현재의 신경분리 기틀을 잡았다.

하나금융지주도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정원 전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을 지난해 사외이사로 맞이했다.

KB금융이 내달 재선임할 최명희 사외이사도 씨티은행에 입행해 연수원장과 영업부 총지배인 출신이다. 이후 외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상근 감사위원과 부행장을 지내기도 했다.

역시나 재선임을 앞둔 KB국민은행의 권숙교 사외이사 역시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부문 CIO를 지낸 경쟁사 임원 출신이다. 그는 우리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IT담당 상무를 역임하고 이후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도 지냈다.

그밖에 김정기 전 하나은행 부행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에, 이준호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는 전북은행에 사외이사로 몸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이사회의 권한과 책임을 강조하면서 전문성 있는 인사를 영입하려는 이런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대학, 로펌, 당국 출신 민간위원 중심이던 사외이사 범주가 최근에는 실무 부문으로 확대되며 경쟁사 출신 임원급 인사도 상시 후보군에 포함된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IT나 소비자보호, 여성 등의 키워드가 이사회 내에서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데 따른 변화"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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