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달러-원 환율은 1,210원대 초반으로 갭다운 출발 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달러-원 환율 급등 장세는 소강 상태에 접어 들어 금통위 스탠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장 안정 발언에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금융시장의 주요 테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확진 사례가 이어지면서 남미 지역 최초로 브라질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스페인에서는 카나리제도 테네리페섬의 한 호텔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독일 보건부 장관은 독일도 유행병의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는 발언을 하며 '팬데믹(전 세계적 유행)' 우려는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고 달러인덱스도 소폭 상승한 가운데 아시아 통화 약세는 대체로 이어질 전망이다. 호주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도 달러에 각각 0.65%, 0.44% 내렸다.

달러-원 환율도 1,200원대를 벗어나긴 어렵겠으나 시장의 불안 심리를 달랠 재료들은 많다.

특히 금통위 위원들의 스탠스는 매우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고 잇따른 대형 건물 폐쇄 소식에 시장 불안도 커 역사상 최저치인 1%대 기준금리를 볼 가능성도 크다. 오히려 금리가 동결될 경우가 '서프라이즈'란 인식도 강해진 상황이다.

지난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거시경제금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확산할지, 지속 기간이 얼마일지 가늠하기 어려워 국내경제 영향을 판단하기에 이르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으나 채 2주도 되지 않아 상황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비둘기파적인 금통위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만큼 금리 인하가 실제로 단행되더라도 달러-원 환율을 크게 끌어올리긴 어려워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 당일 롱플레이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1,220원 부근이 고점 저항선으로 인식됐고 금통위 이후 심리 개선 효과와 장중 당국의 개입 의지를 확인한다면 환율은 오히려 무겁게 흐를 수 있다.

달러-원 하단은 1,210원 아래까지 열려 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전 8시 30분 열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타격을 우려해온 만큼 기자회견에서 시장 불안을 완화할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 내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등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후 주가가 폭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격노한 바 있다.

뉴욕주 나소 카운티에서 중국을 다녀온 사람 등 83명에 대해 자가격리 관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주지사는 아직 확진 사례는 없다면서, 과도하게 공포를 가질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주택 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7.9% 증가한 연율 76만4천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보다도 높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77포인트(0.46%) 하락한 26,957.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82포인트(0.38%) 내린 3,116.39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16포인트(0.17%) 상승한 8,980.77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16.90원) 대비 4.30원 내린 수준인 1,212.10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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