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제선 하늘길도 빠르게 닫히고 있다.

국내 LCC들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촉발된 '보이콧 재팬' 운동 확산으로 국제선 노선을 일본에서 중국, 동남아시아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영업조차 어려워져 위기 상황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총 11개의 국제선 노선을 보유하고 있던 에어서울은 최근 10개 노선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단독 노선으로 취소율이 높지 않았던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국제선 노선이 중단된 셈이다.

같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 32개의 국제선 노선을 보유했던 에어부산은 9개 중국노선의 운항 중단을 시작으로 타이베이와 가오슝,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노선도 운휴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세부와 코타키나발루, 다낭, 하노이, 비엔티안, 칼리보 등의 동남아노선과 괌과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등의 운항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아울러 비교적 최근까지 운항했던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또한 현지 정부의 요청으로 내달 2일까지 운휴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다 보니 에어부산은 현재 후쿠오카와 오사카, 나리타, 나고야 등 4개의 일본 노선만 간신히 운항 중인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일 운항 현황이 달라지는 상황이라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살아있는 노선 또한 이미 감편 등의 조치를 받은 경우가 많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계열의 진에어도 최근까지 총 29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하면서 부산∼시안 등 7개 노선의 운항을 접었다.

진에어는 추가로 4개 노선의 운휴도 검토하고 있다.

30~34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영해왔던 이스타항공 또한 오는 29일부터 제주~홍콩 노선을 접기로 하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총 10개 노선만을 유지하게 됐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사정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심리 자체가 꺾이자 운휴나 감편에 나서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하늘길이 닫힌 탓에 지난해 모두 적자를 냈던 LCC들의 올해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항공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노선 일부를 제외하면 살아있는 노선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 영향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임원 일괄 사표 및 급여 반납, 희망 휴직 등 '긴축경영'에 나서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워졌을 정도다.

아울러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에 내몰리면서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의 경우 이달 직원 월급을 40%만 지급하는 데 그치며 위기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상황이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는 탓에 일본과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급감했던 여객수요가 유럽과 미국 등까지 확산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 경우 LCC 뿐 아니라 풀서비스캐리어(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생길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익 창출은 불가능해진 반면 각종 유지비용 등이 누적되면서 LCC들도 한계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자구 노력에 더해 유동성 공급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해졌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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