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주식·채권 거물이 본 이번 급락의 '방아쇠'
<뉴욕은 지금> 주식·채권 거물이 본 이번 급락의 '방아쇠'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2.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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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기술적 반등조차 없는 매우 이례적인 급락세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연이틀 3%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블랙먼데이' 이후 '블랙튜스데이'도 나타났다.

30,000선을 내다보던 다우지수는 27,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사흘간 2,000포인트 이상 주저앉았다.

S&P500은 3,100선으로 물러났고, 나스닥은 9,000선이 무너졌다.

통상 3%대의 급락세가 나오면 저가 매수 등이 작용하기 때문에 다음날 미미하게나마 반등이 일어난다. 연이틀 3~4% 급락세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주식이 무너지는 사이 미 국채시장은 초강세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더니 10년물 금리도 1.31%로, 2016년에 기록한 기존 최저치를 뚫고 내려갔다. 레벨 부담에도 장중, 종가 기준 모두 역사적 저점을 갈아치울 정도로 매수 열기는 강했다.

미국 10년 금리는 미 국채시장의 벤치마크로, 모기지 금리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까지 거의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도 한다.

2012년과 2016년 연준이 각각 기준금리를 0~0.25%, 0.25~0.5%로 낮췄을 때도 10년 국채 금리는 1.4% 수준에 머물며 이를 웃돌았다. 지금 연준의 기준금리는 1.5~1.75%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월가에서는 밸류에이션과 미국의 헬스케어 시스템, 정치를 그 이유로 든다.

증시는 주가이익비율(PER) 18배에 거래되고 있었다. 어떤 때보다 높았고, 당연히 떨어질 여지가 많았다. 이번 상승장을 끌고 온 대형 기술주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특히 취약한 상태였다.

미국의 헬스케어 비용은 세계 어느 곳보다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인들이 치료를 받는 데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치료를 받을 수 없어 병을 전파하거나 더 나쁜 결과를 얻게 된다. 스스로 파산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보험회사를 파산시킬 수 있다.

코로나19와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세번째, 사실상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바로 정치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면 버니 샌더스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민주당이 휩쓸 가능성은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게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샌더스는 부유층 세금 인상, 대형 은행 해체, 시간당 15달러의 최저 임금 등을 내세운다. 특히 제약업계는 샌더스가 집중적으로 손을 보겠다고 공언한 분야다. 규제 강화와 반기업적인 샌더스를 시장이 반길 리 없다.

이번 하락장에서 유독 두드러진 주가 하락을 나타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에 몰려 있는 숏 베팅이 이런 공포를 드러낸다고 월가에서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주식을 대표하는 '억만장자' 리온 쿠퍼맨과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이 26일 나란히 이번 하락의 이유를 샌더스라고 지목했다. 쿠퍼맨은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며 건들락은 채권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오메가 어드바이저스의 쿠퍼맨은 "대부분의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이번주 많은 돈을 잃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나는 매수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두가지 해결돼야 할 문제가 있다"고 지목했다.

하나는 코로나19가 적당한 기간에 통제돼야 하고, 두번째는 백악관에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퍼맨은 바이러스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6월까지 코로나19 문제를 인류가 정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주식시장에 드리운 구름도 걷힐 것이라고 확신했다.

쿠퍼맨은 "사회주의자 문제도 올해 말 최종투표가 집계되면 사라질 것"이라며 "샌더스 등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정도로 이 나라가 좌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버니 샌더스가 바이러스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건들락 역시 "이번주 주가 반전이 오로지 바이러스 때문이라면 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가 S&P500보다 더 내렸을까, 헬스케어가 왜 시장을 웃도는 업종이 되지 못했을까"라고 질문하며 "샌더스가 지명될 확률을 50% 이상으로 시장이 소화하고 있다는 게 그 대답"이라고 강조했다.

건들락은 악순환이 무한 반복돼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샌더스 약진에 시장이 반사작용으로 하락했고, 그 시장이 하락하자 시장 기반 경제를 거부한다는 샌더스의 지지율이 오르게 된다. 그러자 시장은 또다시 하락한다. 패시브 등 모멘텀 투자는 하락 행렬에 동참해 낙폭을 더 키운다. 건들락은 "무한 반복"이라고 평가했다.

건들락 역시 올해 금융시장을 전망하면서 가장 큰 위협으로 샌더스를 지목했다.

연타를 맞은 뉴욕증시는 수요일에도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 없이, 전세계 가운데 유일하게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던 뉴욕증시에 본격적인 조정장이 온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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