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신인석 위원, 기준금리 0.25%P 인하 소수의견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정도를 주시하겠다면서도 현 단계에선 기준금리 인하보다 선별적·미시적 지원대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는 기준금리 0%대까지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27일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유지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0%로 유지했고 내년 전망치는 1.3%다.

이번 전망은 코로나19 사태가 3월 중 정점을 찍고 이후 점차 진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제하에 이뤄졌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수출과 생산 위축은 감염 위험에 따른 불안 심리 확산에 기인한 것으로 현시점에선 금리 조정보다는 서비스업 등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받는 취약 부분을 선별적·미시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늘리기로 의결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연 0.5~0.75%의 낮은 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또 이 총재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높고 주택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점, 이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점 등이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향후 성장 경로 불확실성은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전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애로 요인은 코로나19 확산이고 과거 다른 감염병 사태보다 충격이 크리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부정적 영향의 상당 부분은 1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 여부에 대한 질문엔 현재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방산업 둔화와 생산 차질이 있을 경우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반도체 전문기관 견해와 반도체 경기지표 선행 움직임을 감안해 올해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을 예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존 전망을 조정할 만큼 큰 변화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회복 시기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금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이 총재는 현재까지 0%대 금리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며 선진국 중앙은행식의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수준을 감안 시 대응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며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의)상황 변화에 맞춰 항상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당시 정례 금통위가 아닌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조정한 사례가 없진 않으나 현재까지 임시 금통위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고도 했다.

이날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서 조동철, 신인석 두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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