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장을 떨게 만드는 이유는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손을 쓸 수 없는 '공급 충격'을 유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우니크레디트은행의 에릭 닐슨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정책결정자가 내놓는 경기부양책은 부분적으로 수요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현재 사태는 공급 충격이라는 게 더 복잡한 문제"라며 이는 통화정책으로 다루기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닐슨은 중국에선 바이러스 때문에 약 7만개의 극장이 휴업했다며 이런 예는 공급 충격이고 아무리 수요를 진작한들 티켓 판매량은 늘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태로 집에서 게임과 영화를 즐기기 위해 다운로드하는 사람은 늘겠지만, 전체 경제에서 보면 망망대해의 물 몇 방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닐슨은 "규모가 크고 부정적인 공급 충격은 드물다"며 "과거 1970년대 발생한 '오일쇼크' 정도가 그나마 잘 알려진 예"라고 말했다.

다른 공급 충격은 쓰나미나 태풍, 지진, 전쟁, 파업 등으로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전 세계적으로 공급사슬이 어그러지는 대규모 충격은 아니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닐슨은 "통화정책을 추가 완화하거나 재정 부양을 늘리더라도 수요만 조금 살아나기 때문에 충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빈의 브라이언 닉 수석 투자전략가도 중국 외 지역에서 수요는 아직 견고하지만, 중국과 한국, 잠재적으로 일본에까지 이르는 글로벌 핵심 공급사슬에 지장이 생기면서 전 세계 생산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닉은 "아시아 생산 중단 사태가 2분기까지 더 악화하거나 지속한다면 전 세계 '공급 경색'은 이미 약해진 제조업 부문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경제 성장과 고용에도 여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주 미국 증시가 폭락했음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해 기업 실적을 낙관하고 11월로 예정된 대선 또한 기업 친화적인 결과로 이어지리라 믿는다"며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한다면 이런 낙관론은 의구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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