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유로존 국채시장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험 회피가 나타나고 있다.

27일 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독일 국채를 중심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유로존의 국채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이탈리아 등 주변국 국채수익률은 오르고 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bp 가까이 내린 -0.557%에 거래됐다. 지난주 말에는 -0.445%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11bp 오른 1.092%를 나타냈다. 지난주 말만 해도 0.896%였지만, 이번주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뒤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더 기피하고 있다.

포르투갈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311%로, 10bp 가까이 올랐고,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40%로, 7.6bp 상승했다.

국채수익률은 국채 값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 세계가 더 위험해 보일 때 투자자들이 국채의 안정성에 기댄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과 같은 남유럽 국가들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투자자들이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1~2012년의 유로존 위기 이후 이들 국가는 높은 국가 부채 수준, 더 나빠진 경제 문제로 인해 국채 매도세에 더 취약해졌다.

투자자들이 더 위험한 자산에서 더 안전한 국채로 이동함에 따라 독일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더 벌어졌다. 10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1.617%포인트로, 2주 전 최근 저점인 1.287%포인트에서 확대됐다.

다만 2018년 말 3%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던 스프레드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는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지출 확대, 차입 계획을 놓고 대립했다. 이탈리아가 결국 유로존을 떠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생기기도 했다.

그 이후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은 경제를 부양하고 금융여건 위축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고 국채매입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이탈리아 국채 매도세가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수익률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어떤 심각한 경제적 혼란이 생기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시작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상승세가 억제돼 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수익률 역시 올랐지만, 이탈리아보다는 적게 올랐다. 그리스 국채수익률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ABN 암로 뱅크의 톰 킨몬스 선임 채권 전략가는 "유로존이 매우 약하고, 이탈리아가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 ECB는 조치해야 할 것"이라며 "ECB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제브리스의 알베르토 갈로 매크로 전략 대표는 "이탈리아 국채에서 매도세가 나오지만,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져 일반적으로 시장은 여전히 중앙은행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며 "결국 재정과 통화 부양이 나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 여기서 국채 하락에 베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탈리아 국채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더 적은 보유 비중을 가지고 있어 ECB의 경제 부양 노력에서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비중 한도에 도달하기 전 이탈리아 국채를 더 많이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카미낙의 디디에 세인트 조지 매니징 디렉터는 "채권시장의 경우 고정 소득에 굶주린 투자자들로 인해 수익률 상승이 나타나도 단기적일 것"이라며 "희소성 효과가 있으며, 여전히 유럽에서 단기 만기 기준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국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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