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지속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4달러(3.4%) 급락한 47.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에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또 한 번 타격을 받았다.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환자가 첫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전파는 감염원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는 요인이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코로나19에 매우 잘 대비가 돼 있으며, 미국인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장담했지만, 이후 해당 소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탈리아와 한국 등에서 확진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최초 감염 사례 보고도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발병에 대해 결정적 시점에 와 있다며 세계 각국이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이날도 장중 한때 전장 대비 960포인트 폭락하는 등 극심한 위험회피 심리가 이어졌다.

미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1.25%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사상 최저치 경신 행진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 대 중국 원유 수출을 하루평균 50만 배럴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수요 둔화 우려도 한층 커졌다.

이에따라 WTI는 장 초반에는 5% 이상 폭락하는 등 극심한 불안을 노출했다.

베스포크에 따르면 WTI의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는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이는 통상 약세장의 징표로 인식된다.

WTI가 데드크로스를 경험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며, 최근 30년간 7번째 나타난 것이라고 베스포크는 설명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더욱 가중하는 요인이다.

산유국들은 다음 달 5~6일 정례회동을 열고 추가 감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러시아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타격 우려가 유가를 지속해서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는 "원유 및 정제유 수요 전망이 지속해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아시아의 핵심 원유 소비 지역 전체가 코로나19로 휘청거리고 있으며, 유가는 모든 자산 중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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