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기로 하면서 서울채권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외에서 대유행(팬데믹) 상황이 벌어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다시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전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1%로 하향 조정한 것과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지 않고 3월에 정점을 이룬 뒤 점차 진정된다는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밝힌 전제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월을 정점으로 진정세에 접어들면,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동력은 감소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지난 12일 1만5천152명으로 정점에 달했다가 최근에는 400~500명 대로 내려왔다.

중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코로나19가 3월 정점에 도달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확진자 수의 가파른 증가부터 진정까지 약 25일이 걸렸던 중국의 흐름을 우리나라도 따라간다고 가정하면 국내의 전염 확산에 따른 고비는 3월 중순까지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경우 한은이 그 다음달 열리는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사용하는 새로운 시나리오는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경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4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 충격이 한국과 글로벌 성장률의 회복세를 중기적으로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수준에서 잦아들면 한은도 추가적인 완화 신호 없이 1.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선물 시장도 코로나19 우려에 따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8일 현재 미국의 금리 선물 시장이 반영한 3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96.3%에 달한다. 하루 전만 해도 이 비율은 54.3%였다.

또 올해 말까지 전망을 확대하면 연내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87.8%다.



<3월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 출처 : CME 페드워치>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CME 페드워치에서는 연말까지 최소 2번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이 거의 기정사실로 반영됐다"며 "앞으로는 연준 스탠스에 따라 국내 시장이 많이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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