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스피로 로레사 어드바이저리 파트너 SCMP 기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위기 해결에 무기력한 상태에 놓였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로레사 어드바이저리의 니콜라스 스피로 파트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이번 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것은 그동안 투자자들이 코로나 19의 전염성과 경제적 충격의 심각성을 잘못 판단한 것임을 보여줬다고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1월 말 이후 코로나 19 확산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성장률 공포가 현실화하면 중앙은행이 나서줄 것이란 기대가 큰 몫을 했으나 이번 문제에서는 무기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날 때마다 중앙은행이 개입해 시장의 구원자로 나선 바 있다.

코로나 19가 세계적 유행병, 즉 팬데믹으로 비화할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 금융시장은 올해 최소 2차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스피로 파트너는 그러나 "통화정책이 수요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급망 불안을 해결하는 데는 거의 쓸모가 없으며 특히 국제 공중보건 위기로 촉발된 것은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로 중국의 공장들이 재가동하거나 밀라노 근처의 봉쇄가 해제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재정 부양책을 통해 최악의 피해를 입은 사업에 지원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겠지만 공포를 가라앉히고 자신감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백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무능이 드러난 지금 시점이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이 두드러지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성장률을 부양할 수 있는지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스피로 파트너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가 미칠 경제적 충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것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피로 파트너는 지난 26일 유럽과 미국 증시가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면서 아직도 많은 투자자가 바이러스로 인한 대량 매도는 과도한 수준이며 투자심리가 곧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이런 패턴이 있었다. 시장은 유동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만약 유동성 공급자가 투자자들에게 무능하다고 인식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떠받쳤던 토대는 빠르게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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