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시장에 보이지 않는 힘인 옵션 트레이더들의 헤지 물량이 주가 폭락을 가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지만, 기술적 요인도 일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즉각적인 매도 및 매수 결정을 내리는 펀드들과 파생 상품의 활동이 월가 매도세에 '퍼펙트 스톰'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의 마르코 코라노빅 글로벌 퀀트 및 파생상품 전략 헤드는 지난 월요일(24일)과 화요일(25일)에 1천억달러 이상의 매물이 옵션 헤징과 시장 변동성에 근거한 트레이딩 전략으로 촉발된 물량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유동성도 악화하면서 전체 시장에 추가적인 압박이 됐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빈센트 캐솟 주식 파생상품 전략 헤드도 옵션 포지셔닝을 언급하며 이것이 변동성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며 "매우 낮은 변동성만 보던 세상에서 빠르게 상황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환경으로 고금리를 찾는 투자자들이 점차 옵션 트레이딩으로 이동하면서 최근 옵션 거래는 크게 증가했다.

옵션은 변동성을 확대해 주가 낙폭을 키우는 경향이 있으며 반대로도 작용한다.

특히 이번 주에는 주가가 상승하면 추가로 매수를 하고 주가 하락시에는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숏 감마(short gamma)' 전략이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는 변동성을 축소하는 전략으로 이러한 전략은 최근 월가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노무라의 찰리 맥엘리곳 크로스 에셋 매크로 전략가는 "충격을 줄여야하는 적절한 지점, 적절한 시점에 있었다"라며 "감마 때문에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맥엘리곳은 "딜러들이 숏 감마 위치에 있으며 이것이 월요일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라며 트레이더들은 주가가 하락할수록 주식을 매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정보업체 스퀴즈메트릭스에 따르면 S&P500지수가 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S&P500선물 수천억달러가 매도에 나서야 했다.

투자자들이 S&P500지수와 연계된 풋옵션을 매수했을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지만, 이를 판매한 옵션 딜러들은 포지션을 중립으로 유지하기 위해 주식이나 주식선물을 매도해 포지션을 상쇄한다. 이 경우 매도세는 옵션 딜러들의 감마 전략으로 주가를 더 아래쪽으로 밀어낸다.

SG의 캐솟은 "시장이 하락하면 트레이더들은 매도자가 된다"라며 "따라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매도세가 가속화되고 주식의 변동성이 증가하면 다른 투자자들도 연쇄적으로 매도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보통 월가의 많은 펀드가 변동성에 근거해 투자 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실제 변동성지수는 지난 24일 2019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으며 다음 날에도 추가 상승했다. 이날은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라노빅은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에 더해 시스템 전략이나 옵션 헤지 물량으로 가격 움직임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번 주 들어 변동성지수 연계 옵션 거래량은 작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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