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한국은행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달러-원 환율의 상승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통상 금리 동결은 통화 강세 요인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오히려 원화 약세 압력을 증폭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28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일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컸기에 깜짝 금리 동결로 해석된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금리 동결 결정이 나온 직후 낙폭을 7원 안팎으로 확대했으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소식에 하락 폭을 반납했다.

장중 반등을 시도하며 결국 전일 대비 0.30원 높은 1,217.20원에 마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했으나, 달러-원 환율은 점진적으로 상단을 높여 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고, 현재로서는 원화 강세 요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진단이다.

극심한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국내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전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또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리가 깜짝 동결되며 달러-원 환율이 낙폭을 키웠으나 이후 빠르게 반등한 점은 달러-원 환율의 모멘텀이 여전히 위쪽으로 강하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경제 성장 전망도 좋지 않은 가운데 원화를 선호할 이유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어제 시장에서 가장 의외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원화 환율이었다"며 "금리 동결 발표 직후에는 조건반사적으로 낙폭을 확대하긴 했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지속해서 상승하며 상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봤다. 현재 경계감이 나타나는 1,220원이 뚫릴 경우 1,240원대까지의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환율 레벨이 이미 높은 상황이고, 1,220원대에서의 상단 저항이 감지되는 만큼 제한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시장 참가자는 "3월부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정적인 2월 경제 지표가 확인되고,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가능성이 증폭되며 달러-원 환율도 상단을 높여갈 것"이라며 "그러나 공포감이 어느 정도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부양책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고점을 확인 후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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