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참여 범창페이퍼 "매각절차 문제"…효력정지가처분 제기

유암코 "문제될 것 없다" 반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화장품과 제과 등의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를 생산하는 세하의 새 주인으로 한국제지가 결정된 가운데, 인수전에 뛰어든 한 업체가 결과를 승복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지난 26일 세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제지·해성산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유암코는 보유중인 세하 지분 71.6%와 503억원의 채권을 한국제지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르면 다음달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범창페이퍼월드가 매각 절차가 투명하지 않게 진행됐다고 주장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로 해 논란이다.

범창페이퍼월드는 제시한 인수가격과 인수자금 조달 방안 등에서 한국제지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매각 측이 모호한 기준을 들이밀면서 결과가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창페이퍼월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해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인수가격으로 965억원을 제시했다.

이후 지난 14일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에 인수 가격을 올려 제시할 의향이 없는지를 물었고, 범창페이퍼월드는 가격을 100억원가량 올려 제시했다.

자금증빙을 요청해 1천500억원가량의 현금 잔고 증명서도 냈다는 게 범창페이퍼월드의 주장이다.

지난 26일에는 가격을 추가로 올려 인수가격으로 1천104억원을 최종적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프라이빗 M&A 입찰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방식)이 진행된 것으로 그에 맞춰 가격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매각 주체인 유암코와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한국제지 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범창페이퍼월드는 자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한국제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즉각 반발하면서 소명을 요구했으나, 유암코와 삼일회계법인은 공식적으로 프로그레시브딜의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창페이퍼월드 관계자는 "프로그레시브딜 절차로 진행하지 않았다면 본입찰 이후 3주간 인수가격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그에 맞춰 자금증빙을 준비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매각 절차에 문제가 있고 상식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암코는 당초 입찰안내서를 통해 제시했던 절차에 맞춰 매각을 진행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가격 상향 조정에 대한 의사를 물은 것은 차순위 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선두와의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한 매각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제지와의 협상이 끝나가던 시점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가격을 반영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바꾸는 것이 오히려 불가능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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