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포에 폭락세를 이어갔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5.0%) 폭락한 44.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6% 넘게 폭락했다.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촉각을 곤두세웠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공포 가시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와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에서 코로나19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확진자 발생 지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이제 세계 6대주 50여 개국으로 퍼졌다.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 등의 대규모 감염 국가의 발병자도 지속 증가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올렸다. 이전까지는 중국의 경우는 '매우 높음'이라고 밝혔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높음'으로 평가했었다.

미국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제기되는 등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과거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도 장중 한때 1,00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불안정한 장을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일에는 1,190포인트 이상 내리며 포인트 기준으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도 약 7년 만에 최대폭인 4.6%가량 폭락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기보다, 다른 자산 투자에서 마진콜에 내몰린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금도 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엇이든 팔아 제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가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으며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에 주요 자산 중에서도 눈에 띄는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원유시장 마감 무렵 이후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긴급 성명을 내고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안정을 시도했다.

이에따라 유가도 정규장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낙폭을 다소 줄인 상황이다. 다만 유가 반등 폭이 크지는 못했다.

투자자들은 또 다음 주 예정된 산유국들의 정례 회동을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서 유가를 끌어올릴 만큼 적극적이 조치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678개로 전주보다 1개 줄었지만,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유국 결정이 중요할 것으로 봤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수석 원자재 연구원은 "유일한 강세 재료는 산유국이 다음 주 회동에서 추가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라면서 "러시아가 최근에는 다소 부양적인 발언을 내놓았고, 사우디는 이미 수요 감소에 대응한 엄격한 감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이미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하루평균 50만 배럴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유국들의 행동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실제 공급의 축소는 사우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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