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급격하게 추락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중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마비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포기하거나 부채를 대폭 늘리는 과거의 대규모 부양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가통계국과 차이신이 발표하는 중국의 2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제히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일부에서는 전분기대비 0%의 성장률을 보이거나 위축될 가능성까지도 예상했다. 다만 경기 악화는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SCMP는 중국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1976년 문화대혁명 말 이후 처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1분기에 중국의 성장률은 전년동월대비 -6.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5.6%에는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중국이 올해 5.6%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최고 12.7%의 성장률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문제는 이것이 실행가능한지 여부이며 부채 급증과 생산성이 낮은 투자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년동기대비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말까지 18개 분기 연속 6~7% 범위를 유지했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 일환으로 올해 경제 규모를 2010년 수준의 두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최소 5.6%의 성장률이 필요하지만, 대규모 부양책 없이는 불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성장률 목표를 재조정해야 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스 퀴즈스 헤드는 1분기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 연간으로는 4.8%를 제시했다.

그는 중국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성장률 손실분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주요 교역 상대국인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도 코로나바이러스로 큰 충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퀴즈스 헤드는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기존에 제시한 2020년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다"라면서 "역풍을 고려하면 대규모의 상식을 벗어난 규모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지도부가 기존에 설정한 경제 목표치 달성의 필요성을 낮춰 말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오는 4월 중순께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는 다음 주 발표될 계획이어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 미친 영향을 전부 판단하기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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