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진한 점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공조에 힘입어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0bp의 긴급 금리 인하 이후에도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져 단기물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종가 기준으로도 1%대를 하회했고, 2년물 국채수익률은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달러 가치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동참 기대가 커진 데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약진해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여부를 주시하면서 변동성 장세를 보인 끝에 하락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일 14개 주에서 진행된 민주당 경선에서 예상 외 대승을 거두면서 대의원 수에서 선두로 부상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는 등 바이든 대세론이 급부상했다.

반면 급진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기세는 한풀 수그러들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일 전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내린 데 이어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이날 같은 폭의 인하를 발표했다.

BOC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됐던 만큼 연준과 같은 기습 인하는 아니지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50bp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도 뒤이어 부양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도 급부상했다.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은 전일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ADP 전미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민간 부문 고용 증가는 18만3천 명을 기록했다. 2015년 5월 이후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지난 1월의 29만1천 명에서는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 15만5천 명은 웃돌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5.5에서 57.3으로 올랐다. 전문가 예상치 55.0도 넘어섰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월 미 서비스업 PMI 최종치(계절 조정치)는 49.4로, 전월 확정치 53.4에서 하락했다. 예비치와 전문가 전망치인 49.4에는 부합했다.

연준은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경기 확장이 지속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3.45포인트(4.53%) 폭등한 27,090.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6.75포인트(4.22%) 뛴 3,130.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34.00포인트(3.85%) 급등한 9,018.0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 및 재정 당국의 경기 부양책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중도 성향의 바이든이 약진한 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월가는 샌더스 강세를 위험 요인으로 인식했던 만큼 바이든 부상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샌더스의 의료 정책에 대한 우려로 그동안 부진했던 건강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이날 급등했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10% 이상 폭등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조율된 통화정책 완화 기대도 주가를 끌어 올렸다.

연준의 전격 금리 인하에도 전일 주가가 큰 폭 내리기도 했지만, 주요국에서 조율된 완화 정책이 실행되면 위험자산 가격이 뛸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주요국 재정 부양에 대한 기대도 강화됐다.

주요 외신은 미국 의회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80억 달러 이상의 긴급 자금 지원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상존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금융 중심지 뉴욕에서 확진 사례가 이어져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모든 학교의 일시 휴교를 결정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건강 부문이 5.81% 폭등했다.기술주는 4.28%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 선전이 안도감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휴 김버 전략가는 "더 중도적인 민주당 후보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제공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샌더스 후보의 보건 및 대형 기술기업 관련 정책을 특히 우려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12% 하락한 31.9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1bp 하락한 0.994%에 거래됐다.

전일 장중 0.914%까지 내린 데 이어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1%를 밑돌았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4bp 급락한 0.639%에 거래됐다.

반면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오른 1.63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8.2bp에서 이날 35.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증시가 폭등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살아났지만, 연준이 금리를 더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미 국채 상승 랠리는 꺾이지 않았다.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이후 다른 중앙은행들도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에 글로벌 주식시장은 큰 폭 상승했다.

전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연준은 3월 회의 2주 전 전격적으로 50bp의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날 캐나다중앙은행(BOC)도 금리를 50bp 내렸다.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런 통화정책 완화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연준과 BOC의 금리 인하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글로벌 경제 성장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뒤 나왔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코로나19로 예상되는 경제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 고용 지표는 호조세를 보였지만, 시장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월 민간 고용은 월가 예상을 뛰어넘었고, ISM 서비스 지수는 전월보다 상승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연준 완화 이후 3월 회의에서도 꽤 공격적인 인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연준이 어떤 시사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한 번으로 끝났다는 게 명백해지면, 국채수익률은 약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연준 주도의 금리 인하 흐름을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며 "금리 인하나 대차대조표 확대를 통한 추가 완화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는 이번 사이클이 생겼을 때 저점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레인지 하단에 충분히 근접했다"면서 "연준은 제로 이하의 금리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국채와 미 국채 사이의 수익률 격차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며 "ECB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독일과 스위스의 30년물 국채수익률을 제로 이하로 끌어내렸지만, 이런 일은 미 국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냇웨스트 마켓츠 이코노미스트들은 "2008년 10월을 뒤돌아볼 때 3월 회의에서 추가 50bp 금리 인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51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202엔보다 0.309엔(0.2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37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803달러보다 0.00432달러(0.39%)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72엔을 기록, 전장 119.85엔보다 0.13엔(0.11%)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4% 상승한 97.361을 기록했다. 닷새 만에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연준에 이어 다른 중앙은행들도 긴급 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달러는 반등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예정된 정책 회의가 아닌 기간에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50bp의 '빅 컷'에다 추가 부양도 시사했다.

최근 달러 약세에 가장 큰 이익을 본 유로는 하락했다.

유로는 전일 달러에 2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TD 증권의 네드 럼펠틴 통화 전략 유럽 대표는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고 있다"며 "더 많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긴급 인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예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것도 당연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로존 자금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현 -0.50%인 예금 금리를 다음 주 10bp 인하할 가능성을 가격에 90% 반영하고 있다.

이날 캐나다중앙은행(BOC) 역시 50bp 금리를 인하했다. 영란은행(BOE)과 일본은행(BOJ)의 3월 정책 회의도 다가오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캐나다 결정은 코로나19 경제적 위협 속에서 추가 완화라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도미노 현상이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영란은행은 이번 주 후반 50bp 긴급 인하를 단행할 수 있고, ECB도 오는 12일 뒤를 따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올해 말 이전 금리를 제로로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시장은 4월에 연준이 2차 25bp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50% 반영하고 있다.

미즈호 증권의 마사후미 야마모토 수석 통화 전략가는 "연준이 ECB보다 더 완화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유로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율리치 루크만 분석가는 "ECB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에 준비돼 있다지만,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연준보다 적용 범위가 작다"며 "ECB가 예금 금리를 10bp 인하할 수 있겠지만 은행들의 면제 규모가 커질 것이어서, 경제적으로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M&G의 볼프강 바우어 채권 펀드매니저는 "ECB 예금 금리가 이미 낮아, 긴급 인하가 가능한 범위가 연준보다 상당히 좁다"며 "ECB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운드-달러는 반등했다.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협상이 난항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파운드는 위험심리 개선과 저가 매수세에 반등했다.

미국 14개 주에서 열린 '슈퍼 화요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둔 점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시장은 강성 진보 주자인 샌더스 지지율 상승에 그간 우려의 눈길을 보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분석가는 "좌파 샌더스 대세론 우려를 불식시킨 바이든 부활은 달러 약세 위험 일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0달러(0.9%) 하락한 46.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의 추가 감산 여부와 미국 재고 지표,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등을 주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다음날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동을 연다.

산유국들이 이번 회동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할지, 얼마를 더 줄일 수 있을지에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다.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규모를 두고 하루 평균 100만 배럴에서 150만 배럴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추가 감산에 미온적이던 러시아도 감산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 점도 장 초반 유가를 밀어 올렸다.

그러나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장과 같은 적극적인 감산에 여전히 부정적이며, 현 수준의 감산 규모를 유지한 채 기간만 연장하길 윈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가 현 감산 규모 유지를 원한다는 보도들을 일제히 내놨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증가하고, 석유제품 재고가 큰 폭 줄어든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7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인 310만 배럴 증가보다 적게 늘어났다.

휘발유 재고는 434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401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8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7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긴 하지만, 6주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점은 유가에 부담을 줬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의 주간 산유량도 하루평균 1천31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시작한 점도 유가에는 나쁘지 않은 요인이다.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50bp 긴급 인하했고,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금리를 50bp 내렸다.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적절한 모든 정책 수단을 쓰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바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 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부상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감산 여부 결정에 따라 유가가 출렁댈 것으로 내다봤다.

벨란데라 에너지의 마니스 라즈 최고 재무 담당자는 "시장은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이 필요하지만, 러시아는 감산을 주저하고 있다"면서 "OPEC 플러스(+)의 총체적인 분열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OPEC은 단독으로 산유량을 줄일 것인지 아니면 유가가 하락하게 둘 것인지의 선택 갈림길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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