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급부상했지만,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채권시장의 강세 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지만, 이 역시 가격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강세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10년물은 6.45bp 오른 1.0619%, 2년물은 0.05bp 내린 0.6966%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 후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이날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 1.25%로 발표했다. BOC는 경제 전망이 1월보다 명확하게 악화했다며 필요할 경우 통화정책을 더 조정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폴로즈 BOC 총재는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금리를 인하할 때 그 위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도 그 부작용을 우려했었다. 이에 50bp 인하는 빅 컷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7개국(G7) 회의 이후 구체적인 내용의 성명이 나오지 않았지만, 연준이 제일 먼저 빅 컷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G7 국가를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달에 이어 4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처음과 끝이라고 봐도 무방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위기에 금리 인하라는 큰 칼을 휘두르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시장은 일단 글로벌 중앙은행 공조에 환호했다. 다우지수는 4.53% 폭등했고 다른 지수들도 3~4%대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채권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이미 반영한 만큼 위험자산 가격 움직임에 연동될 전망이다. 단기물은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만큼 실망 매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국고채 3년물은 1.029%로 사상 최저 수준에서 마감했다. 시장금리가 0%대로 낮아지려면 0%대 기준금리 기대가 있어야 한다. 당장은 하단이 막혔다고 볼 수 있다.

전일 장 마감 후 한은은 미국 금리 인하 등 최근의 변화를 적절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2월 금통위 당시보다 통화 완화 쪽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

간부회의에서 통화정책과 같은 큰 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회의 결과 발표가 길어지자 시장참가자들의 기대도 계속 부풀어 올랐다. 단기물은 1%에 바짝 다가가는 등 깜짝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도 무리하게 가격에 반영하기도 했다.

한은은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장 마감 후 오후 3시 46분에 내용을 공개했다. 국채선물 마감 직후였지만 이후 장외시장에서 현물 거래는 단기물 금리가 상승하는 등 혼란이 나타났다.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에 반작용도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3년 구간을 4천계약 가까이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6천계약 넘게 사들였다. 개인은 3일 연속 3년 선물을 2만계약 가까이 매수했다. 3월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이 대거 사들이고 있어 이들 매수 강도에 따라 월물 교체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5.2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7.80원)대비 2.25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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