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反) 조원태 연합' 간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박빙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GS칼텍스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한 주(株)가 아쉬운 양측이 '사생결단'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결권을 확보한 GS칼텍스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주목된다.

6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한진칼 지분 약 0.25%(약 14만주)를 지난해 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직전인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GS칼텍스가 보유한 지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적잖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현재로선 GS칼텍스가 조원태 회장 측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GS그룹은 지난해 한진그룹과 사업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거래를 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한 ㈜한진 상속지분 6.87%(82만2천729주) 전량을 GS그룹의 유통계열사인 GS홈쇼핑에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250억원 수준으로,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오너 일가들은 상속세를 납부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당시 지분 거래는 조원태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당시 GS홈쇼핑 회장) 간 전략적 교감 속에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한진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각각 GS홈쇼핑 지분 4.50%(29만5천370주)와 3.50%(22만9천630주)를 보유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 둔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할 때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GS칼텍스 입장에서는 항공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한일시멘트도 한진칼 지분을 0.39%(22만9천679주) 보유하고 있어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시멘트는 한진칼 지분 외에도 대한항공 지분 0.5%(47만5천302주)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96년부터 한일시멘트 지분 3.7%(15만3천325주)를 보유 중인데, 양측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한일시멘트가 경영권 분쟁 속에서 조원태 회장을 측면 지원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가 보유한 지분이 모두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지분이라고 본다면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의결권은 37.9% 정도다.

조원태 회장(6.52%)과 이명희 고문(5.31%), 조현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이 보유한 지분 22.45%에 더해, 대한항공 사우회 및 자가보험(3.8%)과 델타항공(10%), 카카오(1%), GS칼텍스·한일시멘트(0.6%) 등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의 3자 연합은 31.98%의 의결권을 확보한 상태로,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2.2%)까지 포함하면 34.18%로 확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2.9%의 지분을 쥔 국민연금 등의 기관들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느 곳을 향할 지가 이번 주총의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