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과 인도가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에 나서면서 현지에 생산공장을 둔 국내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을 자제해온 터라 베트남과 인도의 입국제한이 당장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국제한이 길어질 경우 기술진의 출장이나 파견이 불가능해 신제품 양산이나 생산라인 증설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최근 한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해외출장길 자체가 막혔다.

특히 중국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과 인도에 대한 출장이 어려운 상태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6일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와 최근 14일 안에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이달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시설에 격리 중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연구개발(R&D) 센터 착공식을 지난달 29일 개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베트남에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둔 LG전자 역시 베트남의 한국인 입국제한 조처에 따른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통합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주요 생산기지인인 인도도 한국인 입국제한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3일 한국인 등 코로나19 주요 발생 지역 국민에게 발급된 기존 모든 비자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미 인도 내에 입국한 이의 기존 비자 효력만 유지해줬고 신규 비자는 긴급한 사유만 발급해 주기로 했다.

인도 내에 체류한 이들이 외국으로 나갈 경우에도 비자의 효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한국인은 인도로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에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디스플레이 공장을 신설할 계획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해외 출장을 거의 가지 않고 있는 데다, 현지 생산 노하우가 있어 당장 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베트남의 경우 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오는 화물기 착륙은 허용하고 있어 물류 이동에도 어려움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지난 2월부터 해외 출장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서 베트남과 인도의 입국제한이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주재원 중심으로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출장이 긴급한 경우 화상회의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다만 코로나19와 입국제한 사태가 길어지면 향후 신제품 양산이나 생산라인 증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이나 설비를 다룰 경우 본사에서 파견된 엔지니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베트남이나 인도 현지에서 진행하던 개발 업무를 한국 본사에서 진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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