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급락을 어디까지 반영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5년물 입찰은 비경쟁 인수 가능성 등에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는 또 급락했다. 미 10년물은 14.8bp 하락한 0.7670%, 미 2년물은 9.31bp 내린 0.5121%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로 연결됐다.

지난주 미 10년물은 주 초 대비 39.95bp 하락했다. 코로나19에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사상 최저 수준을 깨고 0%대로 레벨을 낮췄다. 호주 10년물은 0.6082%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독일 10년물 금리도 마이너스(-) 0.7097%로 지난해 8월 기록한 저점 -0.7121%에 바짝 다가갔다.

국제유가도 폭락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합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1% 폭락한 41.2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WTI는 20% 이상 폭락 개장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가 극단적으로 반영되는 중이다.

미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2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이 27만3천명 늘어나 시장 예상치 17만5천명 증가를 웃돌았다. 실업률도 3.5%로 하락했고 시간당 임금도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 지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코로나19 국면에서의 연준 역할을 강조했다.

서울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준금리 하한 부근에 다다른 한국과 제로금리까지 내려갈 수 있는 미국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참가자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응하는 가운데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 하단을 어디까지 열어둘지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서 국고채 단기물은 이미 역마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현 상황이 금융위기보다도 더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금융위기는 금융 시스템의 문제에 국한됐지만, 현재는 실물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 유동성에 환호했던 금융시장도 큰 변동성 확대 속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 등 글로벌 채권시장과 비교하면 한국은 채권금리 추가 하락 여지가 충분하다. 주요국 10년물은 사상 최저치를 깨고 내려가고 있지만, 한국 10년물은 전 거래일 1.370%로 저점인 1.172%보다 19.8bp 높은 수준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한국 장기물 금리가 쉽게 낮아지지 못하는 이유로 공급 부담을 들고 있다. 올해 국고채 발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부담까지 더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리 하락 기조에서 공급 증가가 큰 부담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진 참가자들도 많다.

올해 초 국내 기관들은 채권 수익률보다 주식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략을 세웠었다. 전략이 본격적으로 수정되는 시점에서 추가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정부는 2조4천500억원 규모의 국고채 5년물 입찰에 나선다. 국고채 5년물은 전 거래일 4bp 가까이 상승했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소폭 높아지면서 국고채전문딜러(PD)를 중심으로 한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5년물은 딜링용으로 구분되는 만큼, 입찰 결과로 현 상황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은은 통안채 1년 8천억원, 91일물 8천억원 입찰에 각각 나선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8.7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2.30원)대비 3.50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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