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으로 7%이상 주저앉았다.

다우지수는 하락률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S&P 500 지수 낙폭이 7%에 달해 15분간 증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거래가 멈춘 것은 1997년 10월의 이른바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전쟁 우려가 증폭돼다시 폭등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3 거래일 연속 내려 장중 0.3%대로 사상 최저치를 다시 썼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1%를 하회해 수익률 곡선 전체가 1% 아래로 내려갔다.

달러 가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가 전쟁 우려 속에서 미 국채 금리의 급락세가 지속해 큰 폭 내렸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 감산 합의가 무산된 이후 무분별한 증산 등에 대한 공포가 급부상하면서 기록적으로 폭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지난주 정례 회동에서 추가 감산 및 기존 감산 연장 합의에 실패한 것이 유가 폭락을 촉발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례회동이 파국으로 끝난 이후 곧바로 산유국 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한도를 상향 조정해 초단기 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발표를 내놨다.

레포 거래를 차츰 줄여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백악관도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유급 병가 확대와 납세 연기 등 코로나19 대응 재정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의 척 그래슬리 위원장은 특정 부문을 겨냥한(targeted) 감세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오는 11일 월가 주요 금융기관 수장들과 현재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8일부터 올해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시작돼 미국 동부시간과 한국과의 시차가 14시간에서 13시간으로 축소된다. 올해 서머타임은 11월 1일 해제된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5.81포인트(7.60%) 추락한 2,746.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624.94포인트(7.29%) 폭락한 7,950.6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하락률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날 개장 직후 S&P 500 지수 낙폭이 7%에 달해 15분간 증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거래가 멈춘 것은 1997년 10월의 이른바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시장 공포심이 극대화됐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는 11만 명을 상회했다.

사망자는 4천 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60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빠르게 늘자 일부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전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금융 중심지 뉴욕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암초도 더해졌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 합의 연장에도 실패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산유국 간 갈등은 곧바로 표출됐다.

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선적분 주요 원유 수출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또 다음 달부터 산유량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산유국이 서로를 타격하기 위해 가격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저유가 전쟁'에 본격 돌입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원유 가격은 30% 내외 폭락세를 나타낸 끝에 이날 25%가량 내려 마감했다.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 에너지 관련 기업 실적에 직격탄이 된다.

여기에 에너지 관련 기업 회사채 부실 심화까지 겹쳐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날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 대출 등 관련 위험 노출이 큰 미국 지역 은행 주가가 특히 큰 폭 하락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가격도 큰 폭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책 당국의 움직임도 급박해졌다.

하지만 연준의 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조치도 시장 불안을 달래지는 못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0.3%대로 수직으로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도피 움직임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1%를 하회했다.

저널은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약세장 진입을 의미하는 최근 고점 대비 20% 하락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0.08% 폭락했다.

금융주도 10.91% 추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달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가 108.96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의 ETI는 종전 110.24에서 109.85로 하향 조정됐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스풀리 창립자는 "코로나19보다 유가가 더 큰 문제"라면서 "브렌트유가 지속 하락한다면 주가가 안정적으로 반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85% 급등한 54.46으로 치솟았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8bp 급락한 0.501%를 보였다. 장중 0.33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2.3bp 내린 0.345%에 거래됐다.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7.8bp 폭락한 0.938%를 나타내, 또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년과 10년 및 30년 국채수익률이 모두 1%를 하회한 것은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4.1bp에서 이날 15.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악화에 유가 폭락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은 더욱더 안전한 자산으로 피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국채수익률은 전례 없던 수준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봉쇄와 통제도 잇따라,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불발로 끝나면서 유가 전쟁이 시작됐고, 유가는 1991년 걸프 전쟁 이후로 가장 큰 하루 폭락세를 보였다.

뉴욕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인플레이션 기대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유가가 인플레이션 기대와 긴밀하게 연관된 만큼,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더 가파른 랠리를 펼치고 있다.

향후 10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평균 인플레이션인 10년 BER(Break Even Rates)는 2009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전 50bp의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제로로 떨어뜨릴 확률을 50%로 보고 있다. 오는 18일 3월 FOMC가 열린다.

블랙록의 스콧 티엘 수석 채권 전략가는 "30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런 30년물 수익률을 본 적이 없다"며 "투자자들은 주식과 원자재, 더 위험한 회사채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짐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채권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수준을 보기 전에 먼지가 가라앉게 해야 한다"며 "이는 리스크 관리 문제"라고 덧붙였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 국채 분석가는 "공포 거래가 지금의 현실"이라면서"이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레벨은 없다"고 지적했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의 마이클 쿠기노 대표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격 전쟁이 얼마나 지속할지, 미국의 실업이 야기될지, 에너지 생산자들이 파산하게 될지, 시장은 모든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보다 장기 국채수익률이 더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시장이 당분간 지속할 경기 둔화를 예상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장기 국채수익률이 단기물을 하회하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믿을 만한 침체 선행 지표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조르즈 가라요 인플레이션 전략 대표는 국채 수익률 곡선을 가리키며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평탄화 측면에서 보면 거대하다"며 "아직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그 방향으로 가는데, 실현되면 매우 우려스러운 요소"라고 강조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 미국 전략 대표는 "미국의 마이너스 정책 금리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시장은 연준의 양적완화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국채수익률이 이렇게 낮은 수준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지 않지만, 당분간 가치에 관한 것이 아닌 필요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나코드 제뉴이티의 토니 다우어 시장 전략가는 "코로나19를 둘러싼 공포와 유가 폭락에 금융시장이 극단적인 리스크 오프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금융위기 당시처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8년 극단을 보인 뒤 금리가 급격히 올랐다"며 "글로벌 통화와 재정 부양 면에서 (당시와) 비슷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2.37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488엔보다 3.115엔(2.95%) 급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452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059달러보다 0.01463달러(1.29%)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28엔을 기록, 전장 119.27엔보다 1.99엔(1.67%)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1.05% 하락한 95.020을 기록했다.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악화한 데다 감산 합의 무산 이후 국제 유가가 폭락해,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안전통화인 엔과 스위스 프랑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지난주 정례회동에서 추가 감산과 기존 감산 연장 합의에 실패한 뒤 산유국 간 저가 시장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시장에 또 다른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시장 변동성도 대폭 커졌다.

유로-달러 변동성 지수는 2017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는 달러에 1% 넘게 올라, 2019년 1월 이후 가장 강해졌다.

달러-엔의 1개월 내재 변동성 역시 11년 이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는 엔에 2016년 이후 가장 약해졌다. 달러는 프랑에도 1.53% 내렸다.

역사적으로 낮은 변동성 속에서 유로와 엔 같은 낮은 금리의 통화를 빌려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통화를 사는 캐리 트레이드 영향으로 유로와 엔은 약세 압력을 받았다. 캐리 트레이드를 자극했던 상대적으로 높은 미 국채 금리의 이점이 줄고 변동성도 높아지면서 포지션이 되돌려졌고, 유로와 엔은 달러에 강하게 반등했다.

달러가 특히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 국채 금리의 끝없는 하락과도 연관이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0.4%대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수익률 곡선 전체가 사상 처음으로 1%를 밑돌았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떠는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버리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려가고 있다. 국제 유가는 25% 폭락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이 모든 것은 유가와 코로나19의 결합이며, 전반적으로 예측 가능한 미래에 더 낮은 유가 환경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매우 큰 위험 요소로, 위험 회피에 많은 불을 지피고 있다"면서"앞으로 몇 주 동안 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ING 분석가들은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과거의 일이라는 인식에서 예상치 못하게 깨어나면서 고통받고 있다"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지 못했던 시장 이탈 현상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든 것이 엔과 프랑 같은 안전으로의 극심한 이동을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오일쇼크 공포 속에서 상품 가격에 민감한 통화가 일제히 급락했다.

노르웨이 크로네는 유로와 달러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캐나다 달러 역시 달러에 1.3% 하락했고,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러시아 루블과 멕시코 페소도 큰 폭 떨어졌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성장과 유가에 민감한 통화들의 바닥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노르웨이 크로네와 캐나다 달러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엔은 다른 누구 못지않게 자국 통화 강세에 관심이 적은 일본 당국의 주된 우려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일본의 순 국제투자 포지션이 너무 견고해, 달러-엔100선이 결국 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은 최근 3 거래일 달러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씨티 외환 전략가들은 "엔 투자자들은 일본 재무부와 일본은행이 엔 강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집중해야 한다"며 "재무부의 매도 개입은 이 레벨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엔 100선이 중요하다"며 "일본은행이 정례 회의와 별도로 금리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15달러(24.6%) 폭락한 31.1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 내렸다. 사상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브렌트유 선물도 전장 대비 24%가량 폭락한 배럴당 34.36달러에 거래되며 1991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밤 거래에서는 한때 30% 내외의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감산 합의 무산 이후 주요 산유국의 출혈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 가능성에 바짝 얼어붙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지난주 정례 회동에서 추가 감산 및 기존 감산 연장 합의에 실패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례회동이 파국으로 끝난 이후 곧바로 산유국 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선적분 원유의 수출 단가를 전격 인하했다. 러시아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됐다.

사우디는 또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만 배럴 이상 등으로 늘리겠다 밝혔다. 일부 관계자는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200만 배럴로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충격 요법을 통해 러시아를 다시 감산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재정 구조 등을 고려하면 이런 유가 폭락을 감내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면 사우디와 러시아가 유가 폭락을 감내하고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이른바 '치킨게임'에 돌입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셰일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에서 핵심 산유국의 충돌은 유가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평균 9만 배럴 줄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는 원유 수요가 둔화하긴 해도 하루평균 82만 배럴가량 늘 것으로 봤던 데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올해 하루평균 18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IEA는 설명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유가의 추가 하락 공포가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의 데미언 쿠발린 연구원은 "사우디가 약 20년 만에 가장 공격적으로 원유 수출 가격을 내리면서 유가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큰 폭 줄어든 상황에서 이런 전쟁의 예후는 과거 비슷한 전쟁이 있었던 2014년 11월보다 훨씬 더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레베카 베인 수석 주식 트레이더는 "향후 관건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막판 버저비트와 같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라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원자재 시장은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다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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