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를 보인 데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이 두 차례나 1%에 지지를 받았던 만큼 강력한 지지선이 무너질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폭락했다. 미 10년물은 19.8bp 하락한 0.5685%, 2년물은 11.5bp 내린 0.3967%에 거래를 마쳤다. 미 30년물은 장중 0.6924%까지 폭락하기도 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1.0218%로 1%대를 지켰다.

간밤 뉴욕금융시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아시아 주식시장이 폭락한 후 유럽 증시도 일제히 폭락했다. S&P500지수도 개장 직후 낙폭이 7%를 넘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1997년 10월 아시아 외환위기 전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2천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단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우려에 국제유가 폭락이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은 공포 장세를 연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사이의 감산 합의 실패가 유가 폭락을 촉발했다. 전 거래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유가 선물이 30% 가까이 폭락한 것을 반영해 24.6% 하락했다. 사상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식으로 몰렸던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가시화하고 있다. 통상 위기 상황에서는 글로벌 달러 가치가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달러인덱스는 지난 2월 20일 99.910 고점을 형성한 후 가파르게 추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 컷' 금리 인하로 달러인덱스 하락 폭은 더 커졌다. 전일 달러인덱스는 94.619로 201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 가치는 연준 덕분에 하락했지만,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세가 나타났다. 전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고 역송금 수요가 가세하면서 달러-원은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0.2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4.20원)대비 3.60원 낮은 수준이다.

NDF시장에서 원화가 소폭 하락했지만, 장중에도 1,200원을 하향 돌파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도 하루 만에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채권 금리가 하단을 지지받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금리 하단이 단단해질수록 글로벌 금리와의 동조화에서도 멀어지기 때문이다.

진정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편승하려면 원화채 금리가 글로벌 금리와 동조화되어야 한다. 단기물은 물론이고 장기물도 어떤 트리거가 됐든 전저점을 뚫어내야 글로벌 강세 분위기에 편승하기가 더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10년 국채선물을 5거래일 연속 대거 매수하고 있다. 단기물 하단이 막힌 상황이기에 장기물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주체를 중심으로 커브는 플래트닝 되고 있다. 현재는 커브를 결정하는 주체가 외국인이다.

외국인의 현물 매수도 이어졌다. 전일 이들은 통안채를 중심으로 5천459억원어치 현물을 순매수했다. 외인이 재정거래 목적으로만 채권을 매수하고 있어서 장기구간 현물에서 매수가 들어오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날 정부는 월간 재정 동향 3월호를 발간한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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