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머니마켓에서도 불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향후 '거래 상대방 위험'에 따라 달러 유동성 사정이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11일 '코로나19 확산의 달러 단기자금시장(money market)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권도현 부전문위원과 김윤경 전문위원은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할 경우 머니마켓 불안이 커지고 실물경제 충격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달러 조달시장 경색이 나타날 소지가 있다"며 자금 조달 수요와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데 주목했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일 긴급 금리 인하에도 금융 시장 불안이 잠잠해지지 않자 지난 9일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한도를 오는 12일까지 기존 1천억달러에서 1천50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주짜리 기간물 레포 한도도 기존 200억달러 수준에서 450억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이달 들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가시화되면서 미 국채 매입 증가, 레포 조달 수요 급증이 머니 마켓의 수급 불균형 심화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속에 비은행딜러, 헤지펀드 등의 레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달 들어 양자간 레포의 하루 거래량은 7천650억 달러로 올해 평균 대비 1천300억 달러 증가했다.

권 위원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에 따라 최근 레포 시장의 주요 유동성 공급 주체인 머니마켓펀드(MMF)가 레포 운용을 줄이고 만기가 1년 이하인 재정증권(T-bill) 매입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적인 자금 수요 외에도 은행간 자금시장 신용위험도 커져 유동성 경색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런던 은행간 금리(LIBOR)와 오버나이트 인덱스스와프(OIS) 간의 스프레드는 지난 9일 기준으로 48베이시스포인트(bp)로 확대됐다.

3개월 LIBOR-OIS는 지난 2월까진 미중 무역갈등 완화 영향으로 12bp까지 하락했으나 지난 3일 53bp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향후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이 급격히 나타날 경우 실물 경제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어 미국 외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달러 자금 조달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글로벌 공급 사슬은 곧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결제 시스템으로 연결된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적자 기업이 늘어나면 현지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사정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해외 IB들은 유가 급락으로 석유기업들의 디폴트가 속출할 경우 코로나19 관련 이슈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결국 달러화 조달 시장의 이슈로 귀결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권 위원은 "위기 국면에서는 직접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통제할 수 없는 미국 외 국가들의 달러 자금 압박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경험상 연준이 전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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