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금리 인하 및 재정 부양정책 공조 속 한국의 행보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국에 이어 영국도 전일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이 비통방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지만,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결정은 하지 않는다.

전일 미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10년물은 6.26bp 상승한 0.8719%, 2년물은 0.48bp 내린 0.5334%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했다. 뉴욕증시는 4~5% 일제히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여세를 면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제안했지만, 미국 정부가 관련한 부양책 패키지를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코로나19 관련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하루짜리 레포 한도를 확대하고 1개월짜리 레포도 신규 운영하기로 하는 등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렸다.

뉴욕금융시장 개장에 앞서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50bp 긴급 인하했다. 영국 정부도 300억 파운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도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 코로나19 사태로 통화와 재정 정책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에 이어 영국도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는 상황에 주목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은 비통방 금통위가 예정돼 있어서 기대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내내 서울채권시장은 한은의 긴급 금통위 관련 루머에 시달렸다. 전 거래일에는 루머가 확산하면서 단기물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도였다. 하지만 과거 금융위기 당시를 돌아보면 한은은 긴급 금통위 전일 공지를 한 후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했었다.

이날 한은의 액션이 없다고 해도 채권시장은 깜짝 금리 인하 희망을 쉽게 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 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있고, 연준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정·청은 전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규모를 늘리기로 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11조7천억원 규모 중에서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적자국채 편성으로 조달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추경 규모를 늘린다면 추가 규모도 모두 적자국채로 조달해야만 한다.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은 추경 원안에 이미 모두 반영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돈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규모가 커질수록 채권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현재 조달금리가 낮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지만 채권시장이 언제까지나 강세장일 수는 없다.

정부가 슈퍼예산에 이어 추경 규모도 늘리는 등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한은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이 4월 금통위까지 기다릴지, 그 전에 행동에 나설지 등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국채선물은 외국인의 3년 선물 매도가 이어지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긴급 금통위 루머까지 돌면서 강세를 떠받치려고 했지만 외인 매도에 역부족이었다. 3년 국채선물은 6거래일 연속 음봉을 나타내면서 1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다.

외인 매매에 따라 휘청이는 장세는 선물 만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선물 만기 이후에도 외국인이 가격을 결정할 중요한 수급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은 RP 7일물 9조4천억원 환매수에 나선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91.6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3.00원)대비 0.25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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