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담은 연설에서 한국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코스피 하락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후 아시아증시는 최대 4%대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4% 이상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4.20% 추락했다.

홍콩 H지수도 2.64%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17% 급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 코로나19 상황은 개선됐고, 여행 제한 조기해제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럽국가로부터 30일간 미국 여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코스피 하락폭은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두드러지게 컸다.

◇팬데믹 공포는 이제부터…투자 심리 악화

가장 큰 하락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공포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평가한 것은 아니지만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전염병 확산에 대한 패닉은 한국 증시 투자를 크게 위축시켰다.

국내증시에 외국인 순매도는 6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3월들어 약 5조원 가까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코스피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풀 파워' 기대한 시장, 연설 내용 엇박자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결과가 시장의 기대에 비해 시원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책 관련 성명을 발표하기 앞서 "모든 힘(full power)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장중 발표된 연설 내용은 영국을 제외한 유럽발 미국 입국 금지조치, 급여세 즉시 인하 요청, 500억달러 이상의 대출프로그램 요청 등이 전부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것은 금융위기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시장 심리는 이미 패닉으로 치달은 셈이다.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연설 직후 4%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장중 1,810선까지도 급전직하했다. 코스피가 1,810대까지 떨어진 것은 4년 만의 일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외환, 채권, 아시아시장, 시간외 미국 S&P선물까지 모두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며 "트럼프 패키지가 결국 의회로 넘어가야 하는 만큼 정책이 가능할지 걱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움직이는 만큼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책 당국자의 입"이라며 "금융시장은 질병이 확산중이라 할지라도 이미 확산을 전제로 프라이싱돼 있어 미국이 초당적으로 정책을 현실화시킨다면 과도한 프라이싱을 걷어내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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