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식시장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세계증시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주식, 환율, 채권 등 모든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도 금융시장이 이렇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번 코로나19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러스의 전방위 확산에 대한 공포가 사회적 멈춤으로 이어지고, 경제적 멈춤까지 연결되며 실물경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최근 2,000선이 무너진 지 나흘 만에 1,900선마저 무너뜨렸고 13일엔 1,800선까지 붕괴시키며 가파른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의 급속한 추락과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생산과 소비, 유통 등 경제의 핵심 근간이 올스톱되면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주식시장은 상당 기간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코스피 1,700이 바닥일까, 1,600까지 봐야 할까, 주식시장 주변에선 온갖 걱정의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증시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화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가 팬데믹을 선언한 상황에서 사태가 조기 진화되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이제 막 확진자 수 증가가 시작된 셈이어서 주기적으로 패닉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때까지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문제는 언제 백신이 상용화될 것인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발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시중에 나올 때까지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이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고, 늦게 나올 수도 있다. 그때까지 시장은 부침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예측하기 힘든 코로나 사태에 더해 사우디와 러시아 등 석유 대국들이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도 시장에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저유가가 미국 셰일가스 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쇄적인 파장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작년에 실적 함박웃음을 지었던 증권업계는 돌변한 시장 분위기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각종 비즈니스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IB(투자은행) 사업의 몸집을 키운 대형 증권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멈춤 때문에 제대로 일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당국의 규제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된 증권사들은 검찰의 수사와 당국의 제재, 투자자들의 소송까지 감내해야 한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상반기에 증권업계는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부장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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