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금융당국이 결국 6개월간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세의 방향을 돌리기는 어렵지만, 낙폭은 줄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3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모든 상장주식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금융 수장들과 긴급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약 두시간 여만에 내린 결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모든 상장주식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과 20011년 8월 두 차례뿐이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금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시장 불안 심리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주가 급락으로 공매도 거래대금도 최근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의 공매도가 최근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포탈에 따르면 전일 주식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장보다 27.6% 증가한 1조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장에 8천722억원, 코스닥시장에 약 2천132억원의 공매도가 발생했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투자자별 공매도 거래대금을 발표한 지난 2017년 이후 약 두 차례 있었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공매도 금지를 발표한 것과 관련, 지수 하락세 방향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시장 심리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늘 코스피가 장 초반 135포인트까지 빠지다가 오후에 회복했는데, 이는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008년 10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뤄졌을 때 10월 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는 35% 하락했다.

황 연구위원은 "오늘같이 시장이 크게 하락한 날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면서도 "코스피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하락하는 것으로 향후 1,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앞서 발표한 공매도 과열 종목 제도를 강화한 조치의 경우 시장 영향이 미미했지만, 공매도 전면금지의 경우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종목도 대상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공매도 전면금지가 자본주의 논리와는 맞지 않지만, 지금은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적용하는 것이 의미 있다"며 "공매도 전면금지는 시장이 요구했던 수준의 조치로, 주가 하락세의 방향을 돌리기는 어렵지만 낙폭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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